정유업계, 정제마진 급등에 실적 반등…"하반기는 모른다"
입력 2026.08.03 13:30

HD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전년比 흑자전환
윤활유 등 사업 호조에 정유사들 실적 개선
원유 수급 차질 부담이나…"정제마진 우호적"
실적 너무 좋았나…하반기 역래깅 부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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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중동 전쟁으로 인한 원유 수급 차질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올해 들어 실적 호황을 누리고 있다. 국제 정제마진 급등으로 사업 자체가 호기를 맞았고, 석유제품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낮은 가격에 사들인 원유 재고와의 가격 차이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하지만 정부가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최근 최고가격제(가격상한제)가 적용되며 향후 실적 개선 흐름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와 윤활유 등 에너지 사업의 매출 증대에 따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9조1572억원, 영업이익 3조4873억원을 기록했다. 윤활유 사업을 추진하는 SK엔무브는 경쟁사 공급 차질에 따라 마진이 높아지며 7000억원 가까운 영억이익을 기록했고, SK에너지는 정기 보수 영향을 받았으나 2분기에 5600억원 수준의 재고 관련 이익이 발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을 개선했다.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올해 2분기 1조82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에쓰오일도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2조19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HD현대오일뱅크와 함께 전년 동기 대비 나란히 흑자 전환했다. 윤활기유 스프레드가 확대되며 기업 전반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효자 역할을 했다. GS칼텍스 역시 정제마진 급등 흐름 속 좋은 실적 흐름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분쟁이 원유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가 연달아 봉쇄되면서 원유 수급에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중동 지역 외에도 주요 정유 설비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 여파로 공급 차질은 더 심화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현재의 공급 차질이 해상 봉쇄를 포함한 지정학적 요인이 해소된다고 해도 지속될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유종에 따라 원유 가격과 제품 가격 간 스프레드가 커지고 있어 수급 차질이 당장 해소되지 않는 이상 국내 기업이 올해 내내 스프레드 확대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업들은 중동 외 지역에서 들이는 원유 비중을 높이며 수급 차질에도 대응해 나가는 모습이다. 정부도 올해 2분기 북미나 아프리카, 유럽 등에서 도입한 원유의 운임 차액을 지원하는 방안을 도입하며 이들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로서 업황 자체는 정유사에 나쁘지 않은 구조이나 가격상한제를 비롯한 정부 규제가 강화된다면 수익성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번 분기는 윤활기유 등이 일부 기업 실적에 효자 노릇을 했지만, 지난 6월 유가 급락으로 인해 재고 평가 손실을 본 사례가 많은 만큼 향후 변동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우려다. 수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기업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유가 안정 이후 정제마진 흐름도 변수다.

    증권사 관계자는 "가격상한제 영향을 반영한다고 해도, 올해 2분기 국내 주요 정유사 실적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고 했다. 이어 "호르무즈 등의 봉쇄가 해제된다고 해도 해상 운송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재고 부족 상황에서 생산량이 빠르게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며 "최근 봉쇄 해제 이후 다시 정제마진이 오른 점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에 다시 국제유가나 정제마진이 급등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터라 오는 하반기에는 역래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당초 낮은 가격에 사들인 원유를 정제해 높은 가격에 판매한 래깅 효과를 누려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인데, 향후 유가가 안정되거나 하락하게 되면 정제마진 강세 효과가 떨어지면서 수치 측면에서 재고 평가 손실을 크게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일부는 석유화학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도 해, 납사를 비롯한 원료 가격 상승도 전체 실적에 부담이다.

    다른 관계자는 "중동 지역 원유 생산이 올해 내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재고 비축 등의 움직임으로 정제마진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앞선 국제유가 급등 및 정제마진 상승으로 인한 역래깅이나 재고 관련 손실이 오는 하반기께 기업들 실적에 한차례 반영되면서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