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괴리율 조인다면서 종가 10분은 '무방비'…동시호가 수급공백 어쩌나
입력 2026.08.03 16:10

KODEX 곱버스, NAV 91원인데 82원 마감…괴리율 -10%
6월 하이닉스 레버리지 이어 두자릿수 종가 가격 왜곡 재발
"괴리율은 결과일 뿐…LP 빠지는 동시호가 구조부터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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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당국이 상장지수펀드(ETF)의 괴리율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있지만 정작 종가를 결정하는 마지막 10분은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공백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월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이어 지난달 말에는 국내 대표 지수형 ETF에서도 두 자릿수 괴리율이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결과값인 괴리율만 낮추도록 운용사와 증권사를 압박하기보다 종가 가격 형성 구조를 함께 손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음의 방향으로 2배수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전 거래일 대비 20.73% 오른 99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원본 지수인 코스피200 지수는 이날 5.74% 떨어졌다. 2배가 아닌 4배수의 움직임이 나온 것이다.

    이는 지난달 31일 종가 괴리율이 마이너스(-) 10.07%에 달했던 탓이다. 코스피 급등으로 현·선물시장이 급변한 가운데 종가 단일가매매에서 매도 주문이 몰리며 시장가격(82원)이 실질 가치(91.18원)보다 10%가량 낮은 수준에서 마감됐다. 3일 거래에선 이 괴리율이 가격에 반영되며 거래가가 크게 오른 것이다. 결국 지난달 31일 동시호가에 매도한 투자자들이 손해를 떠안게 됐다.

    앞서 지난 6월8일에는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가 장 마감 직전 3만원에 체결되며 하루 만에 49.70% 급등했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는 7.68% 하락했지만 ETF 종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고 괴리율은 85%를 웃돌았다. 장중 하락하던 상품에 동시호가에서 고가 매수 주문이 유입되고 LP의 호가 제출 의무가 면제된 시간대가 겹치면서 종가가 크게 왜곡된 사례였다.

    두 사건 모두 가격 왜곡이 오후 3시20분부터 3시30분까지 진행되는 종가 단일가매매에서 확대됐다는 점이 동일하다. 정규장에서는 LP가 실시간 순자산가치(iNAV) 주변에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해 ETF 가격이 NAV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LP의 양방향 호가 제출 의무는 장 종료 단일가매매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적용되며 마지막 10분에는 면제된다.

    종가 괴리율 관리 책임은 남아 있지만 LP가 자발적으로 동시호가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10분 동안 쌓인 주문이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되는 만큼 최종 체결가격과 물량을 미리 알기 어렵고, 장 종료 이후에는 기초자산이나 선물로 즉시 헤지하기도 제한된다. 가격 안정화를 위해 주문을 냈다가 예상보다 많은 물량이 불리한 가격에 체결될 경우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이 장 마감 주문에는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결산기 동시호가에 제출한 고가 매수 주문이 시세조종 혐의로 다뤄진 사례가 있었던 만큼, 정상적인 리밸런싱 목적이라도 종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문은 내부통제상 조심스럽게 운용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과열 대책의 하나로 ETF·ETN의 괴리율 관리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관리 의무를 고의나 중과실로 위반한 증권사의 신규 종목 LP 업무를 제한하고, 적정 괴리율을 반복적으로 벗어난 상품을 운용한 운용사의 신규 ETF 상장도 제한하는 방안이다.

    운용업계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가격 왜곡의 원인보다 결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괴리율은 시장가격과 NAV가 벌어진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일 뿐 그 자체가 변동성을 만드는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LP 호가가 재개되면 괴리는 대부분 정상화되고 손실도 비정상적인 가격에서 실제로 매매한 투자자에게 집중된다.

    물론 괴리율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난 6월 사례처럼 NAV보다 현저히 비싼 가격에 매수하거나 지난달 말처럼 실질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한 투자자는 가격 정상화 과정에서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 다만 운용사와 LP가 동시호가 체결 결과를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후 제재만 강화하면 신규 상품 출시와 LP 참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변동성이 큰 레버리지·인버스 ETF부터 동시호가 LP 참여를 확대하되 부담을 보완할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거래수수료 감면이나 LP 평가 가점, 의무수량 제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iNAV에서 일정 수준 이상 벗어난 주문에는 가격보호 장치를 두는 방안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공식 괴리율 산출 시점을 동시호가 이전으로 바꾸자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계산 방식만 바꾸면 통계상 괴리율은 낮아져도 실제 종가 왜곡과 투자자 손실은 그대로 남는다. 결국 괴리율이라는 결과에 책임을 묻기보다 마지막 10분의 가격 형성 구조를 손보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괴리율은 시장 변동성과 거래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인데 당국이 수치 자체를 문제의 원인처럼 보고 있다"며 "LP에 의무만 추가하기보다 동시호가 참여에 따르는 헤지 위험과 비용을 함께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