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매각, 주가 급등에 롯데-TPG 막판 줄다리기
입력 2026.08.06 07:00

TPG 실사 마치고 롯데와 조건 조율 중
한 달여 새 주가 40% 올라 미묘한 상황
롯데 인상 바라지만 TPG는 수용 어려워
他 후보들 인수 의향, 거래 변수될 수도

  • 롯데그룹과 TPG캐피탈의 롯데렌탈 매각 협상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주가가 변수로 떠올랐다. TPG가 실사를 진행하는 한 달여 사이 주가가 40%가량 상승하면서 양측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주가 상승세를 반영하고 싶은 매도자와 당초 생각한 금액을 유지하려는 인수자간 막판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M&A 업계에 따르면 TPG는 지난달까지 롯데렌탈 인수 실사를 마쳤고 롯데그룹과 인수 조건을 조율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금액 제시 절차만 남은 상황으로 이르면 이번주 중에 거래 진행 여부가 결정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롯데그룹은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 목적으로 롯데렌탈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의 매각 계약이 해지된 후 새 원매자를 찾았고, 6월 이후 TPG와 단독 협상을 진행해 왔다. TPG는 1위 사업자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 기존 투자처 카카오모빌리티와의 시너지 효과에 주목했다.

    어피너티는 롯데렌탈 구주 56.2% 인수가로 주당 7만7115원씩 1조5729억원을 제시했다. 이후 2119억원(주당 2만9180원) 규모의 유상증자 효과를 감안해도 주당 투자금이 6만5000원에 육박한다. 이 거래 당시 롯데렌탈 주가가 3만원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시가의 2배 몸값을 책정했던 셈인다.

    어피너티 측의 프리미엄이 시장의 예상치를 한참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롯데도 그런 조건을 다시 받긴 어렵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 TPG가 어피너티만큼의 프리미엄 제시하지 않더라도 롯데그룹의 면은 세울 수 있는 금액으로 합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번 거래 대상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61.18%다. 거래 금액은 주당 5~6만원 사이, 총 1조원 초중반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TPG가 인수 준비를 본격화한 6월엔 롯데렌탈 주가가 3만원을 밑돌 때도 많았다. 이를 고려하면 프리미엄 규모는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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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근 롯데렌탈 주가가 급등하며 변수가 생겼다. 6월 말 2만73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꾸준히 상승해 4일 3만9400원으로 마감했다. TPG가 한창 실사와 협상을 진행하는 사이 주가가 40% 이상 상승한 것이다. 시장 가격이 오르다 보니 롯데그룹 측에서는 이를 조금이라도 더 매각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졌다.

    반면 TPG 입장에선 처음 생각한 수준의 금액을 고수하거나 더 낮추길 바랄 수밖에 없다. 최근 국내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하면 주가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에는 대주주 변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사라질 것이란 기대가 반영되기도 했다. 시장금리 상승과 대주주 변경 후 조달금리 상승 가능성을 감안하면 몸값을 더 낮춰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처음 거래를 시작할 때보다 주가가 크게 오르다 보니 롯데는 가격을 더 받길 바라지만 TPG는 기업가치가 개선된 것은 아니니 올려주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1조~1조5000억원 사이에서 줄다리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TPG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큰 손 투자자지만 투자 의사 결정은 신중하고 꼼꼼하게 내리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무리해서 금액을 높이지 않는 성향을 보인다. 향후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매입하거나 상장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라면 처음 인수가를 높이기는 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만 롯데렌탈 매각의 핵심은 처음부터 '롯데그룹이 만족할 금액을 제시할 수 있느냐'였다. TPG가 우선권을 쥐고 있지만 한국앤컴퍼니그룹이나 다른 글로벌 투자사 등 잠재적인 경쟁자들도 있다. TPG의 인수 성공을 점치는 시각이 많은데, 롯데그룹의 판단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과 TPG와 협상을 진지하게 진행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면 거래는 성사될 것"이라면서도 "다른 후보들이 롯데그룹에 롯데렌탈 인수 의향을 보이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