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계열사로 번진 슈퍼SOL 영업 압박...신한금융 내부서 쌓이는 KPI 불만
입력 2026.08.07 07:00|수정 2026.08.07 08:50

그룹 전반에 쌓인 KPI 불만 표면화
'불가능한 목표' 달성하면 승진 보상
2기 성과 압박에 '숫자 만들기' 비판도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한금융그룹 내부에서 영업 목표와 핵심성과지표(KPI)를 둘러싼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과도한 실적 목표가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가운데, KPI와 인사상 보상을 앞세워 직원들을 영업 경쟁으로 내모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는 지적이다.

    그룹 통합 금융 플랫폼인 '신한 슈퍼SOL' 가입 영업은 이 같은 불만이 수면 위로 드러난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다. 내부에서는 특정 애플리케이션의 가입자 확대를 넘어, 경영진이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기 위해 가장 손쉽게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영업실적에 조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노동조합협의회(신노협)는 최근 공동성명을 내고 슈퍼SOL 가입 영업 중단을 촉구했다. 임직원 본인뿐 아니라 가족과 지인까지 동원해 가입자를 늘리도록 요구받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은행권에서는 전략상품이나 신규 서비스가 출시될 때마다 일선 영업점에 판매 또는 가입 목표가 내려오는 일이 적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는 신한은행뿐 아니라 신한카드와 신한투자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까지 가입 확대에 참여하면서 그룹 전반으로 불만이 번졌다는 평가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이번 논란을 슈퍼SOL 하나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로운 상품이나 전략이 나올 때마다 달성 가능성이 낮은 목표가 제시되고, 이를 직원 개인의 영업을 통해 채우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한금융 계열사 한 관계자는 "새로운 상품이나 전략이 나올 때마다 결국 직원들에게 영업 목표가 내려오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며 "경영진이 단기간에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이 결국 영업 숫자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회사 측이 개인별 할당량을 공식적으로 부여하지 않더라도 그룹과 계열사 단위의 목표가 영업점과 부서를 거치면서 사실상 개인별 실적으로 세분화된다는 게 내부의 설명이다. 계열사에 전체 목표가 제시되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각 부서와 영업점에서 직원별 가입 건수와 실적을 관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은 본연의 업무뿐 아니라 가족과 지인에게 상품이나 서비스 가입을 권유하는 이른바 '지인 영업'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는 주장이다. 예금과 대출, 카드, 펀드 등 기존 금융상품을 넘어 그룹 애플리케이션 가입자 수까지 관리 대상에 포함되면서 직원들이 감당해야 할 영업 항목만 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노조는 금융회사가 수익을 내기 위해 영업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내려보낸 뒤 개인별 실적을 독려하거나, 가족과 지인까지 영업 대상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은 정상적인 영업활동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지적한다.

    신한은행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주식회사인 만큼 영업을 하고 수익을 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며 "다만 직원들의 휴식권까지 침해하면서 개인별 목표를 강요하거나 가족과 지인을 동원하도록 만드는 방식은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달성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목표라도 KPI와 인사상 보상이 걸리면 무리해서 실적을 채우는 직원들이 나타난다는 설명도 나온다. 회사가 이 같은 성과를 인사와 평가에 반영하면서 직원들을 실적에 따라 가르고, 다른 직원들에게도 회사가 제시한 목표라면 일단 달성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신한은행의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연차를 뛰어넘는 일부 발탁 승진 사례가 나온 점도 내부에서는 이 같은 영업 중심의 조직 운영과 맞물려 받아들여지고 있다. 성과를 낸 직원을 적극적으로 보상했다는 평가와 함께, 회사가 향후 인사와 평가에서 영업실적에 더 큰 비중을 두겠다는 신호로 읽힌다는 것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달성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목표도 KPI와 인사가 걸리면 어떻게든 채우는 직원들이 있다"며 "그런 직원들이 인사에서 인정받는 모습이 반복되면 다른 직원들도 회사가 정한 목표라면 방식과 무관하게 달성해야 한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슈퍼SOL은 은행과 카드, 증권, 보험 등 계열사별로 흩어진 금융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신한금융의 통합 금융 플랫폼이다. 올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진옥동 회장에게 그룹의 디지털 경쟁력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플랫폼의 실질적인 경쟁력은 가입자 수뿐 아니라 실제 이용률과 거래 활성화, 고객 편의성 등을 통해 평가받는다. 다만 단기간에 성과를 보여주는 데는 가입자 수가 가장 명확한 지표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도 초기 외형 확대에 힘을 싣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부의 문제의식은 슈퍼SOL 가입자 목표 자체보다 경영진이 성과를 만들어내는 방식에 향해 있다. 새로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거나 중장기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반면, 영업 목표는 조직에 즉시 내려보내 단기간에 숫자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마다 새로운 해법을 찾기보다 가장 익숙한 수단인 영업에 의존하고, 그 부담을 계열사와 일선 직원에게 전가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누적된 영업 압박과 인사 및 평가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터져나온 결과라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슈퍼SOL과 관련해 직원 개인별 가입 목표를 공식적으로 부여하거나, 목표를 채우지 못했을 때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지는 않다"라며 "그룹 통합 플랫폼인 만큼 초기 이용 경험을 확대하기 위한 홍보와 마케팅은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상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여 고객이 자발적으로 찾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특별승진 역시 영업 현장뿐 아니라 본부에서 업무를 지원한 직원과 다양한 상품·서비스 분야에서 성과를 낸 직원들이 함께 포함됐다"라며 "근무 지역과 담당 업무에 따라 영업 여건이 다른 만큼 단순한 실적 수치만으로 직원을 평가하지 않고, 각자의 역할과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