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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우리나라 비상장회사 가운데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퓨리오사AI와 리벨리온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 사이에선 최근 자금 회수에 대한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직전 자금 유치 단계에서 3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는데, 정작 투자금을 회수 할 수 있는 최종 단계인 코스닥 시장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엑시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단 평가다.
퓨리오사AI와 리벨리온은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등에 쓰이는 인공지능(AI) 추론 전용 반도체(NPU)를 설계하는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다. 전세계적인 AI 투자 열풍 속에 주목 받아왔는데, 국민성장펀드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며 투자자들에게 다시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나스닥 상장 가능성도 거론돼 왔으나 현재로선 코스닥 상장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최근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두 회사가 비상장 단계에서 이미 받아둔 조 단위 몸 값 때문이다.
퓨리오사AI는 지난해 말부터 진행한 상장전투자유치(프리IPO)에서 약 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조달 예정 자금 8000억원 가운데 4000억원이 국민성장펀드(3700억원)와 산업은행(300억원) 등 공공 자금이다. 리벨리온은 올해 3월 프리IPO에서 3조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6400억원을 유치했다. 국민성장펀드 직접투자 1호로 2500억원을 확보했고 산업은행과 민간 투자자들이 나머지를 채웠다.
퓨리오사AI의 2025년 매출액은 57억원, 순손실은 624억원이다. 2025년 시리즈C에선 8300억원, 직전 구주 거래에선 1조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는데 시리즈D에서 급격하게 가치가 높아졌다.
리벨리온 역시 2025년 매출액은 320억원, 영업손실은 1205억원을 기록했다.
이렇게 조 단위 밸류가 형성된 배경에는 국민성장펀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지목된다. 단기간에 풀린 자금이 정작 갈 곳을 찾지 못하면서 소수 우량기업으로 몰렸다는 평가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 등으로 (시중에) 풀린 자금은 많은데 투자할 만한 기업이 마땅치 않아, 소수 기업의 기업가치가 나치게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좋은 기업일수록 자금이 몰려 오버밸류 우려가 커지고 반대로 경쟁력이 부족한 기업은 자금 유치 자체가 더 어려워지는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비상장회사의 기업가치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긴 어렵다. 기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대거 반영된 기업들의 가치를 실적만으로 설명하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IT, 바이오 등등 코스닥 시장 입성을 노리는 기업들의 상당수는 실적에 대한 안정성보단, 앞으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더욱 자극한다.
코스닥 시장이 활황을 띄는 상황에선 다소 높은(?) 몸 값도 투자자들에게 일정 수준 용인될 가능성이 있었다. 자금 쏠림이 심화하면 공모가가 높아지며 자연스레 기존 투자자들의 회수 길이 열리게 된다.
그러나 지난 6월부터 빠지기 시작한 코스닥 지수가 최근 700선까지 밀리며 시장 여건은 180도 달라졌다. 공모과정에서의 흥행부터, 상장 후 공모가를 유지할 수 있을지까지 현재로선 기대감보단 회의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미 인정받은 기업가치를 지켜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퓨리오사AI에 투자한 FI는 “대규모 IPO 자금을 소화할 수 있는 국내 액티브 펀드가 마땅치 않다"며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충분히 들어올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리벨리온에 투자한 FI도 비슷한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리벨리온같은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 잠깐 활기를 넣어줄 수 있지만 코스닥 시장을 근본적으로 부흥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은 있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수급이 어떻게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