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미래證 3조·한투證 2조 벌었다…거래 급감에 하반기는 '방어전'
입력 2026.08.12 10:50

미래 3.8조·한투 2.1조…역대 최대 실적
브로커리지·WM 성장 속 IB만 역성장
거래대금 급감에 하반기 우려…주가 급락

  • 올해 상반기 국내 5대 증권사가 일제히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나란히 영업이익 3조원과 2조원을 넘겼고, 삼성·NH·KB증권도 모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실적을 밀어올렸던 거래대금이 7월 들어 반토막 수준으로 꺾이면서 하반기 실적 방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조8649억원, 지배주주 기준 당기순이익 2조8922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이익 2조1701억원, 당기순이익 1조73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2%, 68.9% 늘었다. 올해 반기 만에 작년 연간 실적에 준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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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두 회사의 실적을 견인한 건 브로커리지(위탁매매)였다. 지난해부터 급증한 거래대금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6256억원으로 전년 동기(2163억원) 대비 대폭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한 3497억원을 확보했다.

    거래 활성화에 따라 자산관리(WM) 수수료도 함께 늘었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WM 수수료 수익은 1310억원으로 전년 동기(757억원) 대비 73% 증가했다. 연금자산이 80조원을 돌파하는 등 고객자산 확대가 뒷받침됐다.

    한국투자증권의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은 1912억원으로 전년 동기(456억원) 대비 319% 급증했다.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등 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고가 6월 말 기준 105조원까지 늘어난 영향이 컸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를 포함한 자기자본투자(PI) 영향이 컸다. 2분기 연결 기준 PI 주요자산 평가손익만 약 1조6407억원에 달했다.

    유일하게 역성장한 건 투자은행(IB) 부문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IB 수수료 수익은 428억원으로 전년 동기(496억원) 대비 14% 줄었고, 한국투자증권도 1932억원으로 전년 동기(2079억원) 대비 7% 감소했다. 양사는 기업공개(IPO)·유상증자 등 딜 자체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모두 상반기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했다.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 1조3179억원, 당기순이익 965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영업이익 1조2853억원, 당기순이익 9391억원을, KB증권은 영업이익 1조500억원, 당기순이익 7963억원을 각각 확보했다. 이들 역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WM 수수료 확대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증권업계가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하반기부터는 실적 방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5~6월 50조원을 넘나들었다. 하지만 극심한 변동성이 나타난 7월에는 36조8750억원으로 줄었고, 8월 들어서는 26조277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평균 거래대금과 신용융자, 고객예탁금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으며 과거 추이를 감안하면 추세적 하락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증권사 실적은 2분기가 고점으로 판단되며 하반기 브로커리지 수익은 상반기 대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변동성이라는 또 다른 변수를 안고 있다. 스페이스X 주가는 지난 6월12일 나스닥 상장 이후 한때 201달러까지 올랐다가 7월말에는 108달러까지 밀렸다. 지난 10일 기준 공모가 수준을 회복했지만, 6월 말 고점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이어서 3분기 평가손익 향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이런 우려는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미래에셋증권은 3만5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6월 말 대비 16% 하락한 것으로 지난 5월 52주 고점(8만7800원) 대비 약 60% 떨어졌다. 한국금융지주(-9%), NH투자증권(-2.5%), 삼성증권(-13.6%) 등도 모두 3분기 들어 주가가 하락세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근 스페이스X는 락업 해제 등 단기적인 시장 영향을 받아 주가가 하락했지만, 당사의 스페이스X 취득 단가는 34달러"라며 "분기 단위로 실적을 발표하다 보니 마이너스요인이 될 수도 있으나 잠재력이 큰 기업이라는 점에서 연단위로는 당사에 상당한 수익 기여할 자산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