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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양사 사업은 시장이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견조한데, 주가가 딴판으로 움직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를 설명하려는 시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부진한 주가를 뒷받침할 악재를 이 잡듯이 찾아다니는 듯하다는 촌평까지 오르내린다.
양사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충분히 인지한 호실적보다는 새로운 호재가 주가를 견인해줬으면 하는 바람들로 풀이된다. 그러나 시장 수급부터 인플레, 지정학까지 워낙 많은 변수들이 꼬여 있어 주가가 언제 정상 궤도로 돌아갈지는 누구도 선뜻 답을 내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주가의 올해 수익률은 약 90% 수준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 수익률은 약 118%다. 양사 모두 올해 마이크론 주가 수익률(203%)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상반기 상승장부터 7월 급작스러운 조정까지 D램 3사가 한 몸처럼 움직이더니 이달 들어 한국 주식 따로, 미국 주식 따로 분리되는 흐름이다.
증권사 반도체 담당 한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올해 340% 올랐다가 고점 대비 30% 하락했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10%, 350% 올랐다가 40%, 50%가량 하락했다"라며 "같이 움직이다가 한국 시장에 속한 1, 2등 업체만 더 많이 빠졌으니 산업적 분석 외에 수급, 주주환원, 정부 정책 등 다른 변수들이 더 주목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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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적으로는 전방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부터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세의 피크아웃, 전쟁으로 인한 물가와 금리 불확실성 등이 여전히 거론된다. 이미 햇수로 2년째 비슷한 우려가 주기적으로 오르내려왔던 터라 당장 양사 주가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많다. 실제로 업황이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거의 매 분기 부상하지만 양사가 호실적을 내놓으면 주가가 금세 오르는 양상이 반복돼왔다.
양사는 지난 2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다수의 장기공급계약(LTA) 체결 소식을 나란히 내놨다. 중국 범용 메모리 공급사들의 부상 등 비교적 새로운 문제가 등장하긴 했으나 당장 메모리 사업 환경이나 AI 산업 전망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도 확인됐다.
그러나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7월 급락장의 주 원인으로 지목됐던 글로벌 레버리지 자금이 대거 청산되면서 8월부터 차츰 정상화가 진행될 것이라 내다봤던 목소리도 흐릿해지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따지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주가 모두 AI 사이클이 시작하기 전 수준까지 떨어졌다"라며 "범용 메모리 피크아웃, 엔비디아 신제품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탑재량 감소 등 변수를 우겨넣다시피 해서 목표주가를 낮추고는 있지만, 이익 전망이나 펀더멘털은 솔직히 변한 게 없는 상황이라 답답한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주가가 움직인 뒤에 원인을 끼워 맞추는 작업이 반복되면서 이미 알려진 소식을 덕지덕지 기워낸 뜬소문도 부쩍 늘었다. SK하이닉스가 ▲ADR 상장에 따른 공시 부담이 해소되는 순간 특별 주주환원에 나선다거나, ▲엔비디아향 HBM 공급가 협상에서 마진을 양보했다거나, ▲정부가 양사에 성과급 정책 백지화 공문을 보냈다는 등 내용이 연일 오르내린다.
급기야 미국 월가 자본과 빅테크를 한데 묶은 음모론도 꾸준히 거론된다. 빅테크 고객사들이 메모리 가격과 한국 업체들의 협상력을 꺾으려 하고, 이들 기업에 투자해온 월가 역시 주가와 몸값을 의도적으로 눌러놓고 있다는 식이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이 글로벌 테크 기업 최고치를 기록했고, SK하이닉스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지만 몸값은 각각 14위, 19위권에 머물러 있어 이런 분석까지 등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연내 양사가 내놓을 주주환원 계획에 시선이 쏠리고 있지만, 주가 부양에 어느 정도로 효과를 발휘할지 조심스러운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수십조원 규모의 특별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고, 실제로 그만한 재무체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인 양사 환원 계획이 드러나면 주가 하방을 단단히 지지할 것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상반기 폭발적인 상승장을 누렸던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증권사의 다른 한 관계자는 "주주 성토가 이어지면서 당초 계획보다 주주환원 발표 시점을 앞당기려는 분위기지만, 약발이 얼마나 먹힐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라며 "원래 시장이 기대한 건 양사 영업익 규모에 걸맞게 글로벌 시총 10위권 안에 안착하는 거였다. 주주환원이 발표된다 해도 연내 전고점을 돌파하기는 어려울 거란 목소리가 우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 프로젝트와 호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부터 ADR 상장에 따른 후속 제도 정비·임직원 성과급 제도 보완·해외 자회사 중복상장 가능성까지 양사가 투자자들에게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내놔야 할 사안도 적지 않다. 개별 사안이 당장 본업의 경쟁력이나 실적을 훼손할 문제는 아니지만 가뜩이나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시장이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도 커지는 탓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주가랑 실적이 따로 노는 장세라 다들 어려움이 많은데, 결국 오르긴 하겠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 여전히 답하기 어렵다"라며 "결국 연초 전망으로 돌아가서 양사가 시장 불안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매 분기 실적으로 업황을 증명하고 적정 가치에 대한 시장 신뢰를 끌어내는 과정을 밟아나가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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