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힘싣는 삼성물산, 미국 태양광 확장 위해 FI 유치 추진
입력 2026.08.14 07:00

美 태양광 투자 유치 검토, 수천억 규모 거론
세계 AI 붐에 미국 에너지 사업 중요성 부각
삼성물산, 디벨로퍼에서 직접 운영자로 전환
삼성그룹 차원 행보에 글로벌 투자사들 관심

  • 삼성물산이 에너지 사업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세계 각지에서 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비중이 큰 미국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에너지 확보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개발 사업자보다 직접 운영사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미국 태양광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아직 투자 유치 주체나 규모, 방식 등 구체적인 사안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거래 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연내 투자 유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삼성물산이 추진하는 거래다 보니 글로벌 큰손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블랙스톤 등 인프라 거래에 강점이 있는 투자자들이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한 글로벌 투자은행(IB)이 투자 유치 관련 자문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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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물산은 여러 해 전부터 에너지 분야를 주요 사업 중 하나로 꼽고 있다.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LNG 발전, 소형모듈원전(SMR)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해 왔다. 세계 각지에 사업 파이프라인이 있는데 미국 비중이 가장 크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에너지 프로젝트의 개발에 집중해왔다. 부지를 확보하고 인허가를 받은 뒤 프로젝트를 완성해 매각하는 방식이다. 개발 과정에서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것을 피하고, 회수한 자금을 다시 신규 프로젝트에 투입해 사업 규모를 키우는 구조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프로젝트를 팔아 수천억원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업성이 높은 프로젝트의 지분을 일부 보유한 채 발전소 운영까지 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개발 이익을 일회성으로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력 판매 수익 등 장기적인 현금흐름도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FI 자금이 사업 개발부터 회수까지 발생하는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태양광 프로젝트에 자금이 오래 묶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여러 프로젝트를 벌려놓고 다 지어지면 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해왔다"며 "미국 태양광에 투자를 받는다면 이제는 발전 사업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현금흐름도 직접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미국 태양광 투자유치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미국에서 태양광 개발 사업을 해왔는데, 앞으로 좋은 사업장은 지분 일부를 보유하면서 운영하자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사업을 키우려면 투자 유치도 필요하니 내부적으로 여러 안을 검토하고 시장도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행보는 전 세계 에너지 산업의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세계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붐을 맞았는데, 그와 함께 에너지 확보의 중요성도 커졌다. 굴지의 빅테크들도 에너지 사업 부문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는 상황이다. 데이터센터(DC)의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미국 시장의 매력도는 높아졌다. 삼성 에너지 사업의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전부터 삼성물산을 필두로 계열사의 에너지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안을 고민해 왔다. 이번에 삼성물산과 손을 잡은 투자자는 앞으로 추가적인 투자 기회를 부여받을 수도 있다. 다만 삼성물산이 FI와 손잡은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은 변수다. 투자자와 삼성물산 간 사업 확장 속도와 투자 조건 등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는 과정도 필요하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미국 에너지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투자유치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양한 사양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진행 상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