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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KT가 KT클라우드 재합병을 검토하는 가운데 주요 재무적투자자(FI)인 IMM크레딧앤솔루션과의 탐색전이 이어지고 있다. KT 입장에선 중복상장 문제로 KT클라우드의 상장이 쉽지 않은데 먼저 합병 필요성을 드러낼 경우 FI 지분 정리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IMM크레딧은 상장이 어려운 마당에 서두를 이유가 없다. 양쪽 모두 눈치싸움을 이어가면서 실제 합병 구조가 확정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는 KT클라우드 합병안과 관련한 내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주요 투자자인 IMM크레딧 측에 합병 방침을 공식적으로 전달하거나 지분 정리 가격 및 방식 등을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KT는 지난달 AX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KT클라우드는 지난 2022년 KT의 클라우드·데이터센터(DC) 사업을 물적분할해 출범했다. 작년 말 기준 KT가 92.6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IMM크레딧(6.94%)과 메가존클라우드(0.39%) 등이 가지고 있다.
KT와 KT클라우드의 재합병이 논의되는 배경에는 중복상장 규제 강화와 AX 중심의 사업 재편이 맞물려 있다. 분사 당시 중장기 기업공개(IPO)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와 FI 회수를 염두에 뒀지만 이번 정부 들어 중복상장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기존 계획대로 상장을 추진하기는 어려워졌다.
KT가 AX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면서 재합병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본사의 통신망·기업영업 역량과 KT클라우드의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다시 한 체계로 묶을 필요성도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KT와 KT클라우드의 합병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외부 투자자와의 이해관계를 먼저 풀어야 한다. IMM크레딧은 지난 2023년 KT클라우드에 60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KT클라우드가 발행한 보통주와 전환우선주(CPS)를 각각 3000억원어치씩 인수했다. 당시 투자 과정에서 KT클라우드의 기업가치는 약 4조6000억원으로 평가됐다.
IMM크레딧은 투자계약상 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이나 중대한 경영상 변화와 관련한 동의권을 가지고 있다. KT가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절차를 밟더라도 IMM크레딧과의 투자계약을 그대로 둔 채 합병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투자계약을 해소하고 IMM크레딧 보유 지분을 어떤 가치와 방식으로 정리할지에 대한 협상이 선행돼야 하는 셈이다.
양측은 아직 협상 테이블을 차리지 않았는데, 어느 쪽도 섣불리 합병의 필요성을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KT가 먼저 재합병 방침을 공식화하면 IMM크레딧의 투자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필요성이 보다 분명해진다. 합병을 원하는 쪽이 KT라는 점이 드러날수록 향후 지분 가격과 회수 조건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IMM크레딧도 먼저 투자금 회수를 요구하며 협상을 서두를 유인이 크지 않다. IMM크레딧이 투자한 CPS는 상장 완료 시점까지 연 7%의 수익률을 반영해 보통주 전환비율을 조정하는 조건이 붙어 있다. KT가 연 7%의 이자를 붙여 현금으로 상환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합병 과정에서 IMM의 지분가치를 산정하는 주요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 KT는 우선주를 상환할 권리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IMM크레딧이 투자한 우선주 3000억원에 연 7%를 단순 복리로 적용하면 4000억원에 가까워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CPS에 반영되는 경제적 가치도 높아지는 구조다. 여기에 보통주 가치까지 고려하면 지분 정리에 필요한 대가는 더 커진다. 최근 KT클라우드 기업가치는 6조~7조원 수준으로 평가되는데 IMM크레딧의 보통주 보유분의 가치는 4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우선주에 IPO를 통한 기대이익까지 포함하면 9000억원 안팎까지 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를 감안하면 IMM크레딧 입장에서도 기존 지분과 투자계약상 권리를 유지한 채 KT의 제안을 기다리는 편이 협상력을 유지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 KT가 합병 필요성을 검토하면서도 먼저 카드를 꺼내기 부담스럽고, IMM은 KT가 조건을 제시할 테니 먼저 움직일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KT 입장에서는 합병 과정에서 현금을 지급하거나 KT 주식을 합병대가로 제공하는 방식, 현금과 주식을 혼합하는 방식 등도 검토할 수 있다. 현금 지급 규모가 커지면 AIDC 등 대규모 투자계획에 부담이 될 수 있고 KT 주식을 활용하면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IB 업계 관계자는 "KT 내부에서 현재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등을 분석하면서 FI 투자금을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다방면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KT 입장에서도 협상테이블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섣부르게 합병 방침을 내놓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측이 기업가치에 대한 눈높이를 맞춘 단계도 아닌 만큼 실제 합병 구조가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