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말 바라보는 회사채 시장…금융사 중심 발행 이어진다
입력 2026.08.19 07:00

금융지주·증권사·보험사 조달 두드러져
9월 회사채 만기 8.3조…8월보다 2배 늘어
금통위·예산안, 정책 불확실성 완화 여부 주목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8월 마지막 주를 기점으로 회사채 시장의 조달 일정이 다시금 북적이고 있다. 9~10월 만기가 집중된 기업들의 차환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금융사를 중심으로 공모채 발행 준비가 이어지고 있다. 일반 기업의 경우 여전히 은행 대출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해 회사채 시장의 온기가 전방위적으로 확산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8월 말 이후 공모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곳은 롯데건설(A), 이랜드월드(BBB), 롯데지주(A+), 한화리츠(A+), 삼양패키징(A-), 우리금융에프앤아이(A), 대신증권(AA-), 하나증권(AA), 코웨이(AA-), DB증권(A+), 대한항공(A) 등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KB금융지주, 교보생명, JB금융지주, iM금융지주 등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을 세웠다.

    발행 예정 기업을 보면 금융업종의 비중이 두드러진다. 금융지주와 증권사, 보험사 등이 자본 확충과 차환을 위한 조달에 나서는 가운데 일반 기업의 회사채 발행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요가 없어서라기보다 조달 수단의 선택이 달라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근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보다는 은행 대출,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 등 단기 조달로 버티는 전략이 유효했다. 시중금리 급등세에 은행권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금리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장기물 발행을 서두르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단기 조달을 선호한 결과다.

    기업 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국고채나 회사채 금리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머니마켓펀드(MMF)를 중심으로 단기자금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금리 상승 압력을 낮추고 있어서다.

    이날 기준 91일물 CD금리는 2.94%로, 위험 가중 금리인 가산금리 1%포인트(p)를 더하면 최종 대출금리는 연 3.9% 수준이다. 이에 비해 3년 만기 AA-급 우량 회사채 금리는 연 4.5%에 달한다. 회사채 발행 금리보다 은행 대출금리가 유리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금융시장 환경이 향후 회사채 발행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8월말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2027년도 예산안 발표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금통위 결과를 통해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구체화되고, 예산안 발표를 통해 정부의 재정정책 기조가 확인되면 연말까지의 채권시장 환경을 가늠하기가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정책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될 경우 크레딧 채권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박문현 KB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8월말 예정된 주요 이벤트를 무난하게 소화하며 불확실성이 추가로 완화될 경우 크레딧 시장의 강세가 훼손되기보다는 만기와 신용등급을 달리하며 순차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9~10월 차환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점도 변수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회사채 만기 도래액은 ▲9월 8조2549억원 ▲10월 7조708억원 ▲11월 5조3672억원 ▲12월 2조3049억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8월 만기 도래액이 3조7825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물량이 늘어나는 셈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단순히 현재의 단기 조달 비용이 낮은지를 따지는 것보다 만기 구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고 차환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연말을 앞두고 유동성 관리와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이 커지는 만큼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일부 회사채 차환 발행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 증권사의 채권자본시장(DCM) 헤드는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발행 일정이 잡히면서 회사채 시장이 다시 움직이는 모습"이라며 "다만 일반기업들은 아직 은행 대출을 선호하는 만큼 전체 발행시장의 회복 여부는 8월말 시장 분위기와 9월 이후 수요예측 결과를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