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자극 예고한 삼전닉스 성과급…부동산 안정대책 '사각지대' 평가
입력 2026.08.19 07:00

금융위,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 발표
성과급도 DSR 소득상승률에 반영
삼전·하닉, 평균급여만으로 6억 대출 가능
역대급 성과급에 수도권 집값 자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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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정부가 성과급 등 일시적인 소득 증가를 활용한 주택담보대출을 막기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소득산정 기준을 강화한다. 그러나 내년 수억원대 성과급이 예상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에게는 규제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평균 급여만으로도 6억원 주택담보대출에 필요한 DSR 소득 기준을 이미 웃돌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금융 종합대책은 ▲주택공급 촉진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 ▲일관된 수요관리 기조 하에서 실수요자 지원을 위한 '핀셋형 지원' 강화를 위해 마련했다.

    대표적으로 정부는 투기적 대출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DSR 소득산정 기준 합리화'를 제시했다. 현행은 성과급 등 일시적 소득 증가도 상시소득으로 인정한다. 특히 근로소득은 성과급을 얼마나 받든 소득변동률과 관계없이 최근 1개년 소득을 기준으로 DSR을 산정한다. 특정 해 고액 성과급을 받은 직장인의 대출 여력이 일시적으로 많이 늘어날 수 있다. 근로소득 외 소득은 최근 2개년 소득변동률이 20%를 초과하면 2개년 평균소득을 적용하고 있다.

    개편안은 일시적 소득 증가에 따른 과도한 대출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장 큰 변화는 성과급으로 급증한 근로소득도 소득상승률 산정 대상에 포함했다는 점이다. 원칙적으로 1개년 소득을 적용하되, 전년 대비 소득상승률이 ▲20%를 초과하면 최근 2개년 평균소득 ▲30%를 초과하면 최근 3개년 평균소득을 적용하도록 했다. 이에 특정 해 고액의 성과급을 받더라도 이를 전액 상시소득으로 인정받아 대출한도를 늘리기 어려워진다.

    다만 단기간 내 집값 상승세를 억누르기는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을 맞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성과급 지급을 예고하면서, 연간 수십조원대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025년 91조원 수준에서 2026년 641조원, 2027년 964조원으로 급증해 1000조원에 근접할 전망이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임직원 평균 급여 수준을 고려하면 이번 DSR 소득산정 개편이 양사 직원의 주택담보대출 여력을 크게 줄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인 평균 급여액은 각각 1억5800만원, 1억8500만원 수준이다. 양사의 국내 반도체 사업 인력은 각각 7만명과 3만명으로 추산된다.

    15억원 이하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기본적인 소득 수준만으로 DSR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 부채가 없는 차주가 30년 만기, 연 5% 고정금리, 원리금균등상환 조건으로 6억원을 대출받는다고 가정하면 은행권 DSR 40%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연소득은 약 9660만원이다.

    올해 예상되는 대규모 성과급까지 고려하면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직원의 특별성과급은 세전 기준 1인당 약 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세후 금액은 전액 자사주로 지급되고, 이 가운데 3분의 1은 즉시 처분할 수 있다. 자사주로 지급되는 성과급 역시 근로소득으로 과세되는 만큼 DSR 소득산정에는 반영될 수 있다. 연봉을 1억원으로 가정하면 당해 근로소득은 약 7억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하다.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현행 제도를 토대로 1인당 성과급을 세전 약 6억3000만원으로 추산할 경우, 이 가운데 당해 지급되는 80%는 약 5억400만원이다. 연봉 1억원을 더하면 당해 근로소득은 약 6억400만원에 달한다.

    이처럼 양사 직원은 올해 성과급으로 소득이 30% 이상 급증해 DSR 소득산정에 최근 3개년 평균소득을 적용받더라도, DSR 인정소득이 9660만원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낮다. 성과급 규모가 커질수록 3개년 평균소득 역시 높아지는 만큼, 15억원 이하 주택에 적용되는 6억원의 주담대 총액한도가 DSR보다 먼저 대출을 제약하는 셈이다.

    결국 이번 개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평소 급여 수준 자체가 높은 직장인보다는, 기본 연봉만으로는 6억원 대출을 받기 어렵지만 특정 해 성과급을 받아 일시적으로 DSR 문턱을 넘는 직장인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의 주택 매수세는 사업장이 위치한 수원·용인·화성 등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먼저 나타날 것"이라며 "경기 남부에서 시작된 매수세는 서울 강남권 등 상급지로 이어지는 연쇄적인 이동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