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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 지난 1년간 몸집을 키웠지만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이 수집한 증거의 효력을 두고 법원과의 이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증시 변동성까지 커지면서 새로운 사건 발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7월 말 36명으로 출범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현재 90명 규모의 조직으로 커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이 참여하고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적발·조사·제재한다.
금융위는 최근 출범 1주년 운영성과 점검회의에서 초고액자산가의 장기 시세조종, 증권사 고위 임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등 중대 불공정거래 사건 10여건을 적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기대만큼 뚜렷한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호 사건인 DI동일에서는 금융당국이 수집한 증거의 능력을 두고 법원과의 다툼이 이어지면서 대법원 판단까지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앞서 DI동일 사건의 피의자들은 합동대응단의 초기 처분이 위법했다며 여러 건의 준항고를 신청했다. 준항고는 수사기관 등의 위법한 처분에 대해 취소나 변경을 청구하는 절차다. 강제 조사 권한이 없는 금감원 직원이 압수물 선별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점, 압수 기한을 넘겨 압수물을 돌려준 점 등이 지적됐다.
재판부는 이런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금융위는 법원이 준항고를 받아들인 사건 등에 대해선 재항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이 재항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증거물들의 효력이 완전히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합동대응단의 조사 방법 및 과정에 대해 법원의 제동이 이어지면서 내부 분위기가 사뭇 위축됐다는 평가다. 금융위가 재항고장을 제출한 사건들에 대해선 대법원의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수사가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피의자들의 준항고가 인용된다고 해서 증거가 모두 효력을 잃는 건 아니지만, 절차적 결함이 인정된 건 아픈 부분"이라며 "애초 합동대응단이 무리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 같은 주장들이 힘을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사건을 발굴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 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가 흐름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특정 종목의 주가 움직임이 조작에 의한 것인지 판단하기가 더 까다로워졌다는 것이다.
코스피는 작년 말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6월 중순 9000선을 돌파했다. 이후 몇 주 만에 5500선까지 급락했다. 14일 종가 기준으론 6900선까지 회복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장 변동성이 워낙 커지다 보니 오히려 주가조작 관련 조사는 한가해진 면이 있다"며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주가를 조작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합동대응단 안팎에서는 출범 2년차를 맞은 만큼 가시적인 성과로 존재감을 증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력과 제도적 뒷받침은 어느 정도 갖춰진 반면, 정작 핵심인 사건 처리 속도와 법정에서의 증거 방어력은 오히려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고 포상금 상한 폐지, 통신자료 요청권·원금몰수 확대 추진 등의 행보를 보면 판을 새로 짜려는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하드웨어를 갖추는 것과 별개로, 정작 현장에서 걸리는 증거능력 문제나 변동성 장세에서의 판단 어려움 같은 실질적인 한계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