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일찍 꺼내든 주주환원 카드…동반 10%대 반등
입력 2026.08.20 15:03|수정 2026.08.20 15:35

SK하이닉스 연내 40조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
삼성전자 역시 이달 내 주주환원책 발표 기대
이번 환원 출발선 평…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
주주환원책 본격화로 메모리株 재평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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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대규모 주주환원 카드를 꺼내 들면서 주가가 모처럼 동반 급등하고 있다. 실적에 비해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양사 모두 막대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규모를 꾸준히 늘려나갈 것이란 기대감이 빠르게 반영되는 모습이다. 

    20일 SK하이닉스 주가는 개장 직후 전일보다 7% 가까이 상승한 뒤 오후 들어 12.73% 오른 169만1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172만2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직전 거래일 미국채 금리 불안 등으로 10%가량 하락했지만 장 마감 후 회사가 공시한 40조원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 덕에 매수세가 돌아온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주가 반등세는 SK하이닉스에 비해 다소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달 내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이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9.49% 오른 27만1000원에 마감했다. 

  • 반등의 불씨는 SK하이닉스가 먼저 당겼다. 19일 SK하이닉스 이사회는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18일 종가 기준 2407만주 물량으로 전체 발행주식의 3.3%에 달한다. 주가가 150만원까지 내려온 19일 종가를 적용하면 약 2667만주, 발행주식의 3.6%를 사들일 수 있는 규모다. 전량 소각할 경우 주당순이익(EPS)이 약 4% 높아지는 효과가 예상된다. 

    당초 시장 예상보다 규모와 시기 모두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증권은 올해 SK하이닉스의 전체 주주환원 규모를 40조~60조원으로 추정하고, 이 가운데 자사주 매입 규모가 20조~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만 40조원이 발표됐고, 회사는 향후 특별배당을 포함한 추가 환원책도 내놓을 예정이다. 당초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였던 환원 기준도 '50% 이상'으로 확대됐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7월 ADR을 나스닥에 상장하며 공모 조달한 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환원하는 구조이긴 하다"라며 "그래도 그간 주가가 하락한 발행한 신주보다 소각하는 물량이 훨씬 많을 것이고, 주가 하방을 단단히 잡아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역시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이사회 소집을 앞둔 것으로 전해진다. 시선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함께 배당 확대 규모를 향하고 있다. SK하이닉스에 비해 재무 체력과 실적 확대 규모가 큰 만큼 주주환원 내용 역시 경쟁사를 압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SK하이닉스의 선제적 결정이 삼성전자 이사회의 판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 반도체 담당 한 연구원은 "양사 모두 연초부터 향후 주주환원 확대 예고를 해오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시점을 못 박은 것은 SK하이닉스가 먼저였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이를 지켜본 뒤 행동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라며 "이익의 규모로 보나 재무 체력으로 보나 삼성전자가 시장 1위이기 때문에 주주환원 역시 압도적 규모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라고 전했다. 

    시장에선 양사의 연이은 주주환원 발표가 메모리 반도체 업종 주가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시각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모두 장기공급계약(LTA)을 기반으로 향후 3~5년간 수백조원 규모 실적 가시성을 확보한 만큼 주주환원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향후 벌어들일 현금이 더 많은 구조여서 이번에 나올 내용들은 출발선에 불과하단 얘기다.  

    관건은 양사 주가의 반등이 추세적인 주가 회복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양사 주가는 최근 실적과 무관하게 가파른 조정을 받아왔고 시장 수급 외 거시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메모리 사업의 초호황(슈퍼사이클)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이 주가 안전판 역할을 할 수는 있으나, 상반기 수준의 대세 상승장을 재연할 수 있을지는 단언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반대로 과거 애플 사례와 비교하는 시선도 늘고 있다. 애플은 2012년 주주환원 프로그램을 본격화하면서 이후 10여년 동안 7000억달러(원화 약 1000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사들이며 유통주식 수를 꾸준히 줄였다. 같은 기간 애플 주가는 약 9~10배 상승했고, 시가총액 역시 세계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막대한 설비투자(CAPEX) 부담을 안고 있어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익 규모만 놓고 보면 당시 애플을 웃도는 구간에 들어선 상태다. 이번 환원책을 시작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이 지속 확대되면 양사 기업가치가 다시 한 번 재평가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