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DC에 사활거는 통신사들…SKT '스케일' vs KT·LG는 '실속' 전략
입력 2026.08.21 07:00

2분기 통신3사, AI DC만 두자릿 수 성장
이통 시장 포화에 AI DC가 새 성장동력 평가
배당 유지하며 용량 확대…자기 자본 최소화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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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올해 상반기 통신 3사(SKT, KT, LG유플러스)들은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DC) 부문에서만 유의미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배당주'에서 탈피해 '성장주'로 탈바꿈 하기 위한 통신3사들은 앞으로도 AI DC 투자에 보다 집중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올 상분기 3사 모두 전체 매출은 소폭 늘거나 오히려 줄었지만 AI DC 매출만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SK텔레콤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5%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AI DC 매출은 1362억원으로 92.5% 급증했다. LG유플러스는 매출이 3.9% 줄어든 반면 AI DC 매출은 1241억원으로 28.9% 늘었다. KT의 매출은 10.1% 감소했고, 가산 AI DC를 운영하는 KT클라우드 매출이 2654억원으로 19.8% 증가했다. 

    이동통신 시장이 이미 포화된 데다 알뜰폰 확산으로 본업의 성장 여력이 제한되면서 AI DC가 새로운 성장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단 평가다. 주주환원을 없애거나 줄여 확보한 자금을 투자하는게 아니라, 기존에 계획된 투자 범위 내에서 데이터센터에 보다 집중할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통신 3사 모두 AI DC에 대한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SK텔레콤은 2029년부터 1단계로 5기가와트(GW) 규모의 AI DC 가동을 시작으로 최종 15GW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KT는 2031년까지 1GW, LG유플러스는 2030년 기준 400메가와트(MW) 수준의 용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증권사 통신 담당 한 애널리스트는 "3사 모두 300MW 안팎은 자체 데이터센터로 짓고 나머지는 다른 사업자가 지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수수료를 받거나 마스터리스 후 상각하면서 직접 운영하는 구조"라며 "KT는 1GW 중 800MW가량, LG유플러스는 400MW 중 130MW가 여기에 해당하고 SK텔레콤도 5GW를 하지만 하이퍼가 일부만 출자하고 운영수수료와 변전소, 부지 사용료를 받는 수수료 사업이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각 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유사하지만 규모면에선 다소 차이가 난다. 

    일단 KT는 2031년 1.16GW, LG유플러스는 2030년 400MW 수준까지 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확보한 용량이 곧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인 만큼 시점이 지나면 실적에 더해지는 폭도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계획상으론 SK텔레콤의 규모가 가장 크다. 회사는 KT와 LG유플러스의 합산 목표 용량의 세배가 넘는 5GW를 제시했다. 그룹 역량을 총동원해 파이를 키우겠단 전략으로 해석된다. 5GW를 발주할 특수목적법인(SPC)을 직접 세우고 엔비디아를 파트너로 확보했다. 하이퍼가 엔비디아와 함께 추진하는 물량만 2GW 안팎으로 거론된다.

    다만 임차인(태넌트)이 확정되지 않았다는게 변수다. 오픈AI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각각 1GW 규모로 임차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SK텔레콤 측이 공식적으론 밝히진 않은 상태다.  엔비디아 몫으로 거론되는 2GW 역시 태넌트가 없어 엔비디아가 직접 물량을 가져가 판매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유치에 대한 SK텔레콤의 지분율도 변수로 지목된다. 통상 1GW 규모 AI DC를 건설하는 데 GPU를 포함하면 70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5GW 규모를 채우려면 SK텔레콤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SK텔레콤이 SPC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경우 지분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SPC 실적이 지분법 이익으로 회계장부에 인식돼 생각보다 SK텔레콤의 매출과 영업이익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임차인과 관련된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AI DC 투자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KT는 상대적으로 조용히 실수요를 확인하며 움직이고 있다. KT는 여러 사업자와 물밑에서 태넌트와 투자자를 맞춰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60MW 가운데 130MW가 가동 중이고 나머지 800MW는 사업이 진행 중이어서 1GW 달성 가시성은 있다는 평가다. KT클라우드가 2분기 두 자릿수 성장한 것도 신규 데이터센터 가동이 본격화하고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 사업이 확대된 결과다.

    KT는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2028년까지 AX 매출을 2025년(1조4000억원) 대비 2배 이상 키우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AX 분류에는 KT클라우드가 포함됐다. 과거 KT클라우드를 제외하고 제시했던 'AI/IT 매출 3조원' 목표와 비교하면 사실상 눈높이를 낮춘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목표에서 KT클라우드를 포함시킨 건 실적 목표를 낮춘 것과 다름이 없다”며 "KT가 현실을 받아들이고 눈높이를 낮춘 것"이라고 평가했다.

    LG유플러스는 투자 규모를 상각전영업이익(EBITDA·4조원 근접) 범위 안에서 2조원 초반대로 관리하며 보수적인 접근을 보이고 있다. 배당과 차입금 차환, 기존 캐펙스를 소화하고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