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사업 힘 뺐던 현대건설, 전담팀 꾸려 다시 키운다
입력 2026.08.24 07:00

AI·데이터센터發 전력 수요 급증에
힘 뺐던 가스발전 시장 다시 주목
발전사업팀 신설해 수주 확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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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현대건설이 한동안 힘을 뺐던 발전사업을 다시 키운다. 전담 조직을 꾸리고 국내외 신규 발전 프로젝트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으로 전력 수요가 늘면서 발전 시장이 다시 커질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플랜트사업본부 산하에 발전사업팀을 신설할 예정이다. 현재 인력 배치와 업무 범위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조직을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별도 조직을 두고 국내외 신규 발전 사업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건설 측은 "발전사업팀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이 다시 발전사업에 힘을 싣는 것은 전력시장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을 중심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만으로 단기간에 늘어난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운 만큼, 상대적으로 사업 기간이 짧은 가스발전 수요도 커지고 있다.

    한 자문업계 인프라 담당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과거 발전소 건설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던 회사"라며 "하지만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국내 가스발전 사업을 사실상 접었고 해외에서도 기존 수주 물량 외에는 신규 사업을 많이 줄였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근 국내외 가스발전 수요가 늘면서 과거 강점이 있던 사업을 다시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건설은 과거 국내외 발전소 건설 시장에서 주요 사업자로 꼽혔다. 1960년대 화력발전소 시공을 시작으로 가스복합화력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해외에서도 이라크 알무사이브 발전소와 우루과이 푼타델티그레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등을 수행했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발전사업의 무게는 빠르게 줄었다. 시장 변화와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맞물린 결과다. 현대건설은 2021년 탈석탄 정책을 선언하면서 석탄화력발전소 신규 시공을 중단하고 관련 수주·영업 조직을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전환했다. 해외 플랜트에서도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을 따지는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했다.

    에너지 사업의 무게중심도 신재생에너지와 원전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전통 발전사업의 신규 수주는 자연스럽게 축소됐다. 조직 또한 별도 팀을 두지 않고 플랜트사업본부에서 관련 업무를 함께 수행해 왔다. 이번 발전사업팀 신설은 크게 줄였던 사업을 다시 키우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원전에 쏠린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기도 한다. 현대건설은 웨스팅하우스와 홀텍, 테라파워와 같은 글로벌 원전 기업과 협력하며 대형 원전과 SMR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 기대했던 프로젝트의 수주는 아직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과 미국 페르미 아메리카의 마타도르 프로젝트 등 주요 사업의 EPC 계약이 늦어지는 상황이다. 전력구매계약(PPA) 체결과 발주처의 재원 확보 등 선행 절차가 필요한 만큼 수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단 평가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원전 기대감으로 건설주 주가가 크게 오른 적이 많았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대형 원전과 SMR의 본 EPC 수주가 아직 나오지 않으면서 관심도 다소 식은 분위기"라며 "회사 측은 연내 일부 물량을 나눠 수주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전보다 자신감이 떨어졌단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원전에만 기대기보다 발전사업을 다시 키워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사업 방식도 과거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현대건설은 설계·조달 등 경쟁력을 갖춘 영역에 집중하고, 직접 시공 비중은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원가 상승과 공기 지연 등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과거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관련 손실을 경험한 만큼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관건은 수주 경쟁력을 얼마나 빠르게 되살릴 수 있느냐다. 경쟁사들도 가스발전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한동안 사업을 줄였다가 다시 전담 조직을 꾸리는 만큼 과거 발전 분야에서 쌓은 레퍼런스를 현재의 수주 경쟁력으로 어떻게 연결할지가 중요해졌단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