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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부동산금융의 쇠퇴와 함께 밀려났던 투자은행(IB) 인력들이 다시 주요 증권사 연봉 순위표 상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호황기에 쌓였던 이연성과급이 상당 부분 소진되면서 자취를 감췄지만, 올해는 수년간 쌓아온 딜 성과를 보상받는 IB 인력들의 존재감이 다시 커진 것이다.
지난해 초강세를 보였던 프라이빗뱅커(PB)와 리테일 영업직군도 상반기 증시 호황과 함께 여전한 존재감을 보였다. 유안타증권에서는 리테일 영업직원이 상반기에만 200억원 넘는 보수를 받았고,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에서도 PB들이 지난해에 이어 연봉 상위권을 차지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와 주요 증권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KB증권에서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인물은 양현종 IB2그룹장 전무다. 양 전무는 17억7700만원을 받았고, 주태영 IB부문장도 16억7600만원을 수령했다. 두 사람 모두 이홍구 WM부문 대표의 보수 14억9000만원을 웃돌았다.
양 전무는 2024년 13억6600만원, 지난해 16억원을 받은 데 이어 올해는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보수를 넘어섰다. KB증권은 IB 임원의 영업성과급을 관할 조직의 세전이익에 프로핏 셰어링(Profit Sharing) 지급률을 적용해 산정하고, 성과평가지표(KPI)와 관할조직의 이익 규모, 사업 특성 및 업계 현황 등을 고려해 최종 지급액을 결정한다.
NH투자증권에서는 이주현 투자금융본부장 상무가 두드러졌다. 이 상무는 상반기 34억5500만원을 받아 퇴직금이 포함된 윤병운 전 대표를 제외하면 회사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2024년 11억9900만원, 지난해 13억6200만원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보수 급증에는 이연성과급이 영향을 미쳤다. 이 상무는 올해 급여 1억1000만원과 상여 9억1700만원 외에 주식기준보상 24억2600만원을 받았다. 이 가운데 2022년 성과 이연분 5억8400만원, 2023년 10억9200만원, 2024년 7억5000만원이 올해 지급됐다. 과거 수년간 쌓인 투자금융 성과가 올해 보수에 함께 반영된 셈이다.
삼성증권도 비슷하다. 천정환 IB2부문장 상무는 올해 상반기 12억7300만원을 받았다. 2024년 7억4500만원, 지난해 10억4200만원에 이어 보수 규모가 꾸준히 늘었다. 올해 지급액에는 과거 성과에 따른 주식기준보상 7억4200만원이 포함됐다. 삼성증권은 금융투자업무 담당자의 성과인센티브를 최대 4년간 분할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WM 부문의 성과급은 보통 이연 없이 연 단위로 즉시 지급되는 경우가 많아 업황과 직결되고, IB 부문은 3년 이상 이연되며 누적되기 때문에 오래 근무할 수록 액수가 커지는 구조"라며 "지난해 연간 성과급이 반영된 올 상반기 연봉 순위엔 증시 대호황과 더불어 누적된 IB부문 성과가 동시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증시 활황으로 PB 직군 역시 잇따라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증권 신윤철 영업지점장은 상반기 14억6900만원을 받아 박종문 대표이사의 6억400만원을 크게 앞질렀다.
미래에셋증권 이찬구 PB이사도 상반기 18억6500만원을 받았다. 이 가운데 상여가 18억300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보수 11억9000만원을 반년 만에 넘어선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압구정PB센터 소속 이정란 부장이 상반기 43억700만원을 받았다. 급여는 7900만원에 그쳤지만 상여가 42억2700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보수 40억2700만원을 반년 만에 넘어선 수준으로, 김남구 회장이 한국투자증권에서 받은 29억5500만원보다도 많았다. 김성환 대표이사의 상반기 보수 45억8900만원에는 소폭 못 미쳤다.
업계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리테일 강세는 여전하다. 유안타증권 이종석 리테일전담이사는 상반기에만 227억2100만원을 받아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하나증권 김용기 부장도 24억5300만원을 수령했다. 증시 랠리와 고객 자산 증가가 영업 성과급으로 빠르게 연결된 결과다.
PB를 중심으로 한 리테일 인력은 최근 증시 랠리의 수혜를 빠르게 성과급으로 가져간 반면, IB 인력은 최근 딜 성과에 과거 수년간 쌓인 이연보상까지 더해지며 연봉 순위 상단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PB 일색이었던 연봉표에 IB 인력들이 다시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 올해의 가장 큰 차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향후 IB 딜 환경이 회복되고 기업금융과 인수금융 등에서 수익이 확대된다면 고액보수자 명단에서 IB 인력의 비중도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