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 90% 줄었는데...국회 '뒷북' 자료 요구에 증권사 '난감'
입력 2026.08.26 07:00

거래대금 규제 직전 대비 91.5% 급감
여야 의원실, LP 인력·수수료 수익 등 요구
기준 제각각…자료 재가공에 실무 부담 가중
LP 교육세 논란까지 겹쳐 증권가 불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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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회의원들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관련해 증권사에 잇따라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올 상반기 증시 최대 이슈였던 레버리지 ETF 규제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증권사 입장에선 유동성공급자(LP) 인력과 수수료 수익, 고유재산 투자손익 등 민감한 자료를 의원실별로 다른 기준에 따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 규제에 따른 후속대책으로 관련 상품의 전산 반영 부담이 커진 가운데, 업무 부담이 겹치며 볼멘소리가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야 의원실은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자료를 잇달아 요청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은 증권사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상품별 LP 호가 관리 업무 수행 인원과 내부 호가 관리 방식을 요구했다. 별도의 내부 기준이 없으면 운용사와 협의한 신고 호가 스프레드 기준에 따라 실시간으로 호가를 모니터링하고 제출·관리하는 방식 등을 기술하도록 했다.

    같은 당 김재섭 의원실은 지난 5월 27일부터 7월 31일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에 적용된 평균 위탁매매 수수료율과 이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조사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더불어민주당 최기상 의원실도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를 대상으로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연도별 상장지수상품(ETP) 고유재산 투자액과 손익 현황을 요청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국한하지 않고 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전반을 대상으로 한 자료다.

    국회의 자료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은 규제 시행 이후 이미 크게 위축된 상태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개인 일반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높이고 주식·채권·ETF 등 대용증권을 예탁금 산정에서 제외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를 통해 국내에 도입됐다. 기존에는 분산투자 요건 때문에 국내 출시가 불가능했지만 금융위원회가 국내외 ETF 간 규제 비대칭을 해소하고 자금의 해외 유출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이후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거쳐 지난 5월 27일 16개 상품이 일제히 상장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은 규제 시행 이후 빠르게 줄었다. 규제 직전인 지난달 30일 12조4485억원에 달했던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거래대금은 이달 20일 1조574억원으로 91.5% 급감해, 규제 이전 수준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증권사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를 중개해 위탁매매 수수료를 거두고 LP로 참여해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간 괴리율을 관리한다. 일부 증권사는 고유재산으로 ETP에 투자하거나 헤지 거래도 수행한다. 국회가 증권사의 수익과 시장관리 실태를 들여다보는 배경이다.

    증권업계가 문제 삼는 것은 책임의 배분이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제도를 열고 상품 출시를 허용한 뒤 예상보다 거래가 빠르게 늘자 금융회사에 사후 관리 책임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투자자 보호 강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상품 도입을 결정한 금융당국과 상장을 심사한 거래소, 상품을 설계·운용한 자산운용사의 역할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국회의 자료 요구가 기존 LP 업무 부담과도 맞물렸다는 반응이 나온다. 의원실마다 요구 기간과 산정 기준이 달라 영업과 재무, S&T 부서 등에 흩어진 자료를 다시 취합·가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자료는 금융감독원에 이미 제출한 내용을 의원실 양식에 맞춰 다시 작성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P 거래에 부과되는 교육세도 증권사들의 불만을 키운 요인이다. 현행 교육세 과세체계에서는 증권사의 유가증권 매매이익이 과세표준에 포함되지만 같은 거래에서 발생한 매매손실이나 헤지손실은 차감되지 않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거래와 헤지 규모가 급증하면서 교육세 부담은 커졌지만 규제 시행 뒤 시장은 급격히 위축됐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시장이 활황일 때는 세금 부담을 떠안고 거래가 줄어든 뒤에는 국회의 자료 요구까지 감당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본예탁금 상향 이후 거래가 크게 줄었는데도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관련한 의원실 자료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며 "의원실마다 제출 대상과 기준이 달라 관련 자료를 다시 가공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