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인 40%에 연 50% 수익'...다시 뜨는 ELS, 하반기 들어 '뭉칫돈'
입력 2026.08.27 07:00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초 ELS, 연 30~40%대 쿠폰 잇따라
최근엔 연 52% 상품까지…과거 5~7%대 대비 이례적 수준
홍콩 H지수 사태로 위축됐던 ELS, 높은 쿠폰에 다시 관심
변동성 확대가 고쿠폰 재원…추가 하락 땐 원금 손실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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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가연계증권(ELS)의 쿠폰 수익률이 치솟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주를 기초자산으로 연환산 30~40%, 높게는 50%대 수익률을 내건 상품이 나오면서 투자자 자금도 다시 ELS로 향하고 있다.

    다만 높은 쿠폰 자체가 기초자산의 높은 변동성을 반영한 결과인 만큼 원금 손실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고쿠폰 ELS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관련 상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던 시기에는 연환산 50%를 웃도는 상품까지 나왔고, 최근에도 30~40%대 쿠폰을 제시하는 종목형 ELS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38041_USD를 판매하고 있다. 조건 충족 시 세전 연환산 수익률은 40%다. 3년 만기 상품으로 오는 28일까지 청약할 수 있다.

    향후 청약 가능한 상품 가운데서도 30%대 고쿠폰 상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LG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기초자산으로 연 34.40%의 수익률을 제시하는 ELS 25113을 판매 중이다. 

    삼성증권 ELS 31381회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연 32.90%, 한국투자증권 ELS 714회는 현대차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연 31.89%를 제시했다. 키움증권 ELS 4193회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연 31.10%를 내걸었다.

    연 5~7%대 쿠폰에 익숙했던 과거 ELS 시장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수준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최근 주가 조정을 겪은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의 경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이만큼 빠졌는데 여기서 수십%씩 더 떨어지겠느냐'는 인식도 투자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가가 반드시 반등하지 않더라도 정해진 상환 기준 아래로만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 약정된 쿠폰을 받을 수 있어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주가가 많이 빠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면서 쿠폰까지 크게 올라오다 보니 ELS를 오래 봐온 투자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주가가 다시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직접 주식을 사는 것과는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쿠폰이 치솟은 배경에는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가 있다. ELS는 기초자산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약정된 수익을 지급하는 대신 주가가 크게 떨어질 경우 투자자가 손실을 부담하는 구조다. 시장에서 향후 주가가 크게 움직일 가능성을 높게 평가할수록 관련 옵션 가격이 오르고, 이 프리미엄이 ELS 쿠폰을 끌어올린다. 결국 높은 쿠폰은 그만큼 시장이 기초자산의 변동 위험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연 50%대 쿠폰을 제시한 상품에는 두 종목의 70~80%대 변동성이 가격 산정에 반영됐다. 연 52% 상품에는 삼성전자 71.26%, SK하이닉스 82.47%의 변동성이 적용됐고, 연 50% 상품 가운데 하나에는 각각 76.09%, 87.70%가 반영됐다.

    문제는 연 30~50%에 달하는 높은 쿠폰만큼 원금 손실 가능성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점이다. 여러 종목을 묶은 ELS는 기초자산 가운데 한 종목만 크게 하락해도 조기상환이 미뤄질 수 있다. 

    특히 녹인 배리어 아래로 주가가 떨어진 뒤 만기까지 정해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손실이 발생하며, 기초자산의 하락 폭에 따라 원금 상당 부분을 잃을 수도 있다. 최근의 고쿠폰 역시 증권사가 별도로 얹어주는 '고금리'라기보다는 시장이 높아진 변동성과 원금 손실 위험에 매긴 가격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세금도 실제 수익률을 따질 때 고려해야 한다. ELS 수익은 배당소득으로 분류돼 이자·배당소득과 합산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인 고액자산가의 경우 표면적으로 제시되는 높은 쿠폰과 실제 세후 수익률 사이에 차이가 커질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쿠폰만 보면 과거 ELS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 투자자 입장에서는 솔깃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라며 "다만 '이미 많이 떨어졌으니 여기서 더 빠지겠느냐'는 판단이 틀릴 경우 원금 손실 폭도 커질 수 있는 만큼 쿠폰만 볼 것이 아니라 기초자산과 녹인, 조기상환 조건 등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