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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타고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도 가시화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기존 금융회사와의 연결고리를 적극 부각하고 있다. 은행·증권사 등이 주요 주주로 들어오면서 제도권 금융의 내부통제와 신뢰를 갖춘 사업자라는 점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통 금융회사들의 거래소 지분 투자가 잇따랐다. 하나은행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 6.55%를 취득했고 한화투자증권은 추가 지분 취득으로 보유 지분율을 9.84%까지 높였다. 삼성증권도 삼성SDS·삼성카드와 함께 두나무 지분 4%를 확보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 지분 20%를 취득했고,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코빗을 인수했다.
거래소들도 금융사와의 결합을 신뢰도 제고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코인원은 한국투자증권의 지분 취득 관련 금융정보분석원(FIU) 절차 마무리 이후 한투와의 협업을 전면에 내세우며 '전통 금융의 신뢰'를 강조했다. 코빗 역시 미래에셋그룹 편입 이후 그룹의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 체계를 접목한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변화가 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왔다. 금융당국은 소수 창업자나 대주주에게 거래소 지배력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주주 지분을 원칙적으로 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최근 감독당국의 관리 아래 있는 금융회사들이 주요 주주로 들어오면서 주주 구성이 다변화하고 외부 견제 장치도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규제 설계 과정에서 함께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는 온·오프램핑과 수탁 등 디지털자산 사업에 필요한 기능을 두루 갖추고 있어 금융사 입장에서도 지분 투자 수요가 있었다"며 "과거 금가분리 기조에서는 금융사의 거래소 투자가 사실상 어려웠지만,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려면 기존 지분을 받아줄 주체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국 입장에서도 아무 곳에나 지분이 넘어가기보다는 감독을 받는 신뢰할 만한 금융회사가 주요 주주로 들어오는 편이 낫다고 볼 수 있다"며 "최근 금융사들의 거래소 지분 투자가 가능해진 데에도 이런 판단이 일부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두나무는 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삼성증권 등 금융사 주주가 들어온 데 이어 네이버파이낸셜과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고 있다. 거래가 완료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다. 과거 독립적인 창업자 중심 거래소에서 대형 플랫폼과 제도권 금융사가 연결된 구조로 바뀌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마련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도 조만간 국회에 전달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원칙적으로 20%,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34%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최근에는 지분 처분 대신 의결권만 제한하는 대안도 거론하고 있다.
규제 방식은 특히 네이버파이낸셜과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 중인 두나무에 직접적인 변수다. 거래가 완료되면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 지분 100%를 갖게 되는 만큼 지분 상한이 적용되면 거래 구조를 손질해야 하지만, 의결권 제한 방식이 채택되면 거래에 미치는 부담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최근 비트코인이 8만달러를 넘어서는 등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도 거래소들이 신뢰도와 내부통제를 강조해야 할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시장 관심이 커지는 시기에 오지급이나 전산 장애 등으로 거래가 중단될 경우 당장의 영업 차질뿐 아니라 제도권 사업자로서의 신뢰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월 빗썸에서는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가 발생한 뒤 거래와 출금이 일시 차단됐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과 함께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거래소로서는 금융회사와의 결합을 통해 '통제 가능한 제도권 사업자'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규제 대응과 사업 확대 양쪽에서 중요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소 한 곳에서 사고가 발생해도 결국 업계 전체의 신뢰 문제가 된다"며 "제도화가 진행되는 시점일수록 각 거래소가 내부통제와 신뢰도를 입증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