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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에 3만석 규모 돔구장을 포함한 초대형 복합시설 프로젝트에는 5조원이 넘는 민간자금이 들어간다. 이 막대한 돈을 끌어오기 위해 사업자들은 향후 40년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약 12조원대 운영수입 가운데 90%를 장기 운영·임대계약으로 사실상 미리 잠갔다. 한화솔루션부터 킨텍스, 넥슨코리아, LG스포츠·두산베어스 등 주요 사업자들이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이하 잠실MICE)의 미래 매출을 나눠 책임지는 구조다.
잠실MICE는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 돔야구장과 전시·컨벤션, 스포츠콤플렉스, 호텔, 오피스, 상업시설 등을 짓는 국내 최대 규모 수익형 민간투자(BTO) 사업이다. 민간이 시설을 지어 서울시에 기부채납한 뒤 40년간 운영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올해 서울시와 실시협약을 체결하면서 사업은 금융조달 단계로 넘어갔다. 오는 9~10월 사업시행법인(SPC)을 설립하고 겨울부터 기존 시설 철거에 들어가는 일정이다.
최근 금융권에 제시된 총 민간재원 조달액은 5조3400억원가량이다. 자기자본 약 6200억원을 제외한 4조7000억원 상당을 외부에서 조달한다. 선순위 대출 3조3000억원 외에도 중순위 5000억원과 후순위 9000억원가량이 포함된다. 상환 순위가 뒤로 밀리는 중·후순위 자금만 1조4000억원을 웃돈다.
잠실MICE는 분양이나 매각으로 투자금을 한꺼번에 회수하는 일반적인 개발사업과 달리 40년간 시설을 운영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5조원이 넘는 돈을 금융시장에서 끌어와야 하는 만큼 준공 이후 각 시설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금융조달의 핵심이다.
눈에 띄는 것은 잠실MICE의 상징인 돔구장이 최대 수익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사업기간 예상 운영수입 약 12조4000억원 가운데 업무시설(오피스)이 약 4조1000억원으로 전체의 3분의1을 차지한다.
3만석 돔야구장의 예상 운영수입은 약 1조1000억원으로 전체의 10%에 미치지 않는다. e스포츠와 농구경기 등이 열리는 스포츠콤플렉스(약 1조2000억원)보다 작다. 잠실MICE가 돔구장을 전면에 내세운 사업이지만 실제 금융구조에서는 오피스와 전시·컨벤션이 사업성을 떠받치는 셈이다.
최대 수익원인 업무시설은 지상 31층, 연면적 약 20만㎡ 규모로 들어선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이 이 시설을 20년간 책임운영하기로 했다. 업무시설 예상 운영수입의 80% 넘게 한화가 최소수입을 보장한다. 잠실MICE를 주도하는 한화가 시공과 출자에 이어 최대 수익시설의 장기 운영까지 맡는 구조다.
다른 시설도 비슷한 방식으로 사업자를 미리 묶어놨다. 전시·컨벤션은 킨텍스, 스포츠콤플렉스는 넥슨코리아가 각각 40년간 책임운영하고 야구장은 LG스포츠와 두산베어스가 10년간 책임임차한다. 호텔과 상업시설, 주차장에도 각각 전문 운영·임차사업자가 참여한다. 준공 이후 운영사를 찾아 수익을 내는 일반적인 개발사업과 달리 공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향후 수십 년간의 주요 수입원을 상당 부분 확정했다.
이렇게 보장한 수입은 전체 예상 운영수입의 87%에 달한다. 특히 전시·컨벤션과 야구장, 스포츠콤플렉스 등 핵심 시설은 예상 운영수입 전액이 최소수입보장 대상이다. 5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만큼 시설의 흥행 여부에 대출 상환을 맡기기보다는 장기 계약을 통해 현금흐름의 변동성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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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모든 시설의 사업 위험을 같은 수준으로 낮춘 것은 아니다. 시장 우려에 많이 노출된 곳은 상업시설이다. F&B 등이 들어설 아이파크몰의 최소수입보장률은 42%로 전체 시설 가운데 가장 낮다. 야구장 관중 수보다 잠실에 들어설 대규모 리테일의 집객력과 임대수요가 실제 운영 단계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변수가 되는 구조다.
투자자에게 제시된 펀드 기대수익률은 기본 시나리오에서 8%대다. 운영수입이 최소수입보장 수준에 그치는 경우에도 6%대 수익률을 예상한다. 부채상환비율(DSCR) 역시 최소수입보장 기준 평균 1.59배로 설계됐다.
이로 인해 금융권에서는 잠실MICE의 투자구조가 다른 대형 민간투자사업과 비교해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적인 인프라 사업은 장기간 이용률에 따라 운영수입이 달라지는 반면 잠실MICE는 오피스와 전시장, 스포츠시설 등으로 수익원이 분산돼 있고 상당 부분을 장기 운영·임차계약으로 고정해놨다는 점에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GTX 같은 교통 민자사업과 비교하면 운영수입을 상당 부분 미리 확정해 놓은 구조라 금융사 입장에서는 안정성이 높은 편"이라며 "오피스의 20년을 책임질 한화솔루션의 장기 신용과 이행능력이 사업 안정성을 떠받치는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