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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은행주의 상승세는 제한적인 모습이다. 시장이 이번 인상을 선제적 조치로 받아들이면서 국고채 금리가 오히려 하락한 데다, 각종 과징금과 자본규제 불확실성에 하반기 증권 부문 실적 둔화 우려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이다.
통상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주에 호재로 꼽힌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금융지주들이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은행이 그룹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금리 방향은 주가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다.
다만 이번에는 주가 반응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금리 인상 당일인 27일 신한지주는 1.30%, KB금융은 0.9% 안팎, 하나금융지주는 0.30% 오르는 데 그쳤고 우리금융지주는 0.15% 하락했다.
28일에는 12시 기준 하나금융지주 0.52%, KB금융 0.89%, 신한지주 0.46%, 기업은행 0.73% 등 대부분 1%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고, 우리금융지주는 2.12% 올라 강세를 나타냈지만 강한 동반 상승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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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엇박자를 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27일 국고채 금리는 오히려 일제히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은 전 거래일보다 6.1bp(1bp=0.01%포인트) 떨어진 연 3.755%로 마감했고 5년물도 5.9bp 내렸다.
은행의 실제 대출금리는 기준금리뿐 아니라 은행채 등 시장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은행채 금리 역시 국고채 움직임의 영향을 받는 만큼 기준금리가 올라도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면 대출금리 상승 압력은 제한될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주의 수혜 기대가 일부 반감된 이유다.
시장금리가 하락한 것은 이번 연속 인상을 추가적인 고강도 긴축의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이번 인상을 향후 필요한 금리 인상을 앞당긴 '선제적 대응'으로 설명했다. 물가 압력이 본격적으로 확대된 뒤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리기보다 초기에 금리를 높여 향후 긴축의 강도와 기간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금통위원들의 향후 6개월 조건부 금리 전망 역시 완만한 인상 경로에 무게를 실었다. 점도표에는 3.25% 전망이 가장 많았고 3.75% 이상을 예상한 의견은 없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당장 빠르게 금리를 끌어올리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채권업계 한 연구원은 "이번 인상이 선제적으로 시점을 당긴 조치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질 수 있다"며 "추가 인상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된 단기물은 금리가 더 내려갈 여지가 있는 반면 장기물은 높은 성장률 등 펀더멘털의 영향을 받아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금리 움직임만으로 은행주의 제한적인 주가 반응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에 더해 원·달러 환율도 하락하는 등 은행주에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됐지만 주가에는 이를 뚜렷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국고채 입찰 담합 과징금과 주담대 자본규제 등 은행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금리 인상 효과를 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국고채 입찰 담합 사건은 과징금 규모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은행과 증권사들이 제재 대상에 포함된 만큼 최종 과징금 수준에 따라 실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담대 관련 자본규제 강화도 변수다. 금융당국은 고위험 주담대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화된 규제가 신규 취급분뿐 아니라 기존 대출 잔액에도 적용되는 방향으로 확정될 경우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이 늘면서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적용 범위와 위험가중치 등 세부 기준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만큼 은행별 영향은 규제안이 구체화된 이후에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제재 역시 최종 절차가 남아 있다. 다만 과징금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아졌고 주요 은행들이 관련 비용을 상당 부분 반영해 둔 만큼 국고채 담합이나 주담대 자본규제보다 주가에 미치는 부담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리 인상에 따른 건전성 부담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기준금리 상승이 은행의 마진 개선에는 긍정적이지만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을 높여 건전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56%로 전년 동월보다 0.04%포인트 상승해 같은 달 기준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69%로 1년 전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비은행 부문이 상반기 대비 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상반기에는 증시 활황과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증권 계열사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금융지주 실적 개선에 기여했지만, 하반기 들어 거래대금이 둔화할 경우 상반기 이익 증가를 이끌었던 관련 수수료 수익도 줄어들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금리 하락을 감안하더라도 기준금리 인상이나 환율 하락 같은 우호적인 여건이 주가에 거의 반영되지 않은 점은 이례적"이라며 "과징금 등 다른 부정적인 요인들이 주가에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다른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라며 "금리가 오르면 은행 마진에는 긍정적이지만 차주의 부담도 커져 연체율 상승 우려가 같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무조건 은행주에 호재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