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3900만원 있어야 신주인수권 1장...소액주주 청약 변수는
입력 2026.09.01 07:00

증자비율 4.9%…5년 평균 29.9% 크게 밑돌아
삼성물산·삼성전자, 구주주 물량 74% 쏠림
유통물량, SKC의 15분의 1 수준 그쳐
대주주 초과청약 여부가 실권주 물량 가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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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는 가운데 신주인수권증서 거래 흥행 여부가 주목된다. 신주 발행 비율이 4.9%에 불과해 현재 주가 기준 약 3900만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해야 신주인수권 1장을 자동으로 받을 수 있어서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구주주 배정 물량의 74%를 차지하는 점도 변수다. 두 회사가 배정받은 권리를 그대로 행사하면 실제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이 많지 않다. 적은 유통 물량과 130만원이 넘는 청약대금 속에서 신주인수권 가격이 내재가치에 근접하게 형성될지가 관건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227만주다. 이 가운데 45만4000주는 우리사주조합에, 181만6000주는 구주주에게 배정된다. 구주 1주당 신주 배정비율은 0.0392737657주다.

    1주 미만은 절사되기 때문에 신주배정 기준일인 오는 10월 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최소 26주 보유해야 신주인수권 1장을 자동으로 받는다. 31일 기준 150만원을 웃도는 주가를 대입하면 약 3900만원 수준이다. 

    자동배정 문턱이 높은 것은 증자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이번 증자비율은 4.904%로 최근 5년간 1조원 이상 주주배정 유상증자 평균인 29.9%를 크게 밑돈다.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당시 7.57%보다도 낮다. 지분 희석 부담을 줄인 대신 개별 주주에게 돌아가는 신주인수권 수도 적어진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0월 26일부터 30일까지 신주인수권증서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한다. 신주인수권을 배정받지 못한 투자자도 장내에서 1장 단위로 매수해 신주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신주인수권 가격은 이론적으로 본주와 최종 발행가 사이의 차이다. 지난 28일 종가와 예정 발행가 132만2000원의 단순 차이는 16만4000원이다. 신주인수권이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된다면 투자자는 권리 매수대금과 청약대금을 합해 본주 가격에 근접한 금액을 투입해야 한다.

    유통 물량도 많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신주인수권 78만2818장, 삼성전자는 56만7503장을 배정받는다. 두 회사 몫을 합하면 135만321장으로 구주주 배정 물량의 74.4%다. 전체 신주 기준으로도 59.5%에 해당한다.

    두 회사가 권리를 매도하지 않고 청약에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나머지 주주에게 배정되는 신주인수권은 최대 46만5679장이다. 이 가운데 기존 주주가 직접 청약하기 위해 보유하는 물량을 제외하면 실제 장내 유통량은 더 줄어든다.

    최근 신주인수권 거래가 활발했던 SKC와 비교해봐도 규모가 크게 차이난다. SKC는 최대주주와 우리사주조합 배정분을 제외한 유통 가능 물량이 약 690만장으로 추산됐다. 상장 첫날 거래량은 113만장, 회전율은 약 16.4%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대주주 외 물량만 놓고 보면 SKC의 15분의 1 수준이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는 이번 유상증자 참여 방침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2022년 3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서는 양사가 배정받은 물량을 모두 청약했다. 당시 전체 청약률은 초과청약을 포함해 100%를 웃돌아 실권주 일반공모가 열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구주주가 배정받은 신주인수권 수량의 20%까지 초과청약할 수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배정분 전량과 최대 한도의 초과청약을 신청하면 추가 신청 물량은 약 27만주, 예정 발행가 기준 약 3570억원에 달한다. 최대주주가 배정분을 넘어 초과청약까지 나설지가 신주인수권 유통량과 가격 형성의 최대 변수인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사실상 개인 주주에게는 신주인수권이 주어지기 힘든 구조라 신주인수권 거래가 활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최대주주 및 기관 주주의 초과청약 여부가 구주주 청약율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