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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당국이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의 괴리율 관리 기준을 강화하면서 자산운용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투자자가 순자산가치(NAV)와 동떨어진 가격에 ETF를 사고파는 일을 줄이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시장 구조상 운용사나 유동성공급자(LP)가 통제하기 어려운 괴리율에 일률적으로 2%라는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냐는 지적이다.
괴리율은 시장가격과 기준가격의 차이를 보여주는 '결과값'인데, 올해 내내 이어진 변동성장에서 나타난 가격 왜곡의 원인처럼 다뤄지고 있다는 점이 이슈다. 두 가격이 움직이는 속도가 다른 상황에서 숫자만 일정 범위 안에 묶는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19일부터 ETF와 ETN의 종가 기준 괴리율 관리 기준을 국내 상품은 기존 3%에서 2%, 해외 상품은 6%에서 5%로 강화했다. 괴리율 관리 의무를 직접 부담하는 주체는 LP인 증권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 괴리율 공시 건수는 지난 1월 299건에서 6월 1299건까지 늘었다. 7월에도 864건을 기록했고 이달 들어서는 25일까지 440건이 공시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과열과 증시 변동성 확대 과정에서 일부 상품의 가격 왜곡 사례가 잇따르면서 당국도 괴리율 관리 강화에 나섰다.
당초 시장에서는 괴리율 관리에 실패한 운용사의 신규 ETF 출시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까지 거론됐지만 최종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운용사 역시 LP를 선정하고 상품의 유동성을 관리하는 만큼 규제 강화에 따른 부담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평가다.
괴리율은 ETF 시장가격과 실시간 순자산가치(iNAV)의 차이다. 문제는 두 가격이 항상 같은 속도로 움직일 수 없다는 점이다. ETF 가격은 투자자 주문에 따라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반면 iNAV는 기초자산 거래시간이나 가격 산출 방식 등에 영향을 받는다. 해외자산의 경우 현지 시장이 닫혀 있는 동안 선물이나 시간외 시장에서 새로운 가격이 먼저 형성되기도 한다.
결국 ETF 가격은 새로운 정보를 반영해 움직이는데 기준가격은 제자리에 머무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괴리율 확대가 LP의 관리 실패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시장의 가격 형성 시점에서 비롯된 결과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시장가격은 새로운 가격을 빠르게 반영하는데 기준이 되는 가격은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괴리까지 일정 숫자 이하로 맞추라고 하면 현실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이 생긴다"고 말했다.
지난달과 같은 유례없는 급등락장에서는 이 같은 한계가 더 뚜렷해졌다. 기초자산이나 선물이 가격제한폭에 도달하면 ETF가 이를 추종하기 위한 가격 형성 자체가 제약될 수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당시 일부 선물형 ETF에서 나타난 괴리 확대 역시 LP의 관리만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구조적 사례로 보고 있다.
장 마감 동시호가도 대표적인 변수다. 현재 LP는 오후 3시20분 이후 종가 단일가매매 시간에는 의무적으로 호가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최종 체결가격을 알기 어려운 상황에서 호가를 계속 제시할 경우 헤지 손실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괴리율이 80% 이상까지 치솟은 것도 이 시간대에 발생했다. 장중 정상 범위에서 거래되던 상품이 LP 의무호가가 사라진 종가 부근에서 특정 가격에 대량 체결되며 시장가격과 iNAV가 크게 벌어졌다.
운용업계에서 현행 동시호가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동시호가까지 의무호가를 확대하면 종가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LP가 헤지 비용을 떠안을 수 있어 가격 산출 방식 등 거래 구조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수급 변동성을 키운 문제와 ETF 시장가격이 iNAV에서 순간적으로 벗어나는 괴리율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는 평가다. 최근 증시 급등락과 레버리지 ETF 논란이 겹치면서 성격이 다른 문제까지 괴리율 규제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본부장은 "괴리율 관리는 시장 참여자들이 최선을 다해 줄여나가는 것이지 의지만으로 1%나 2%에 맞출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라며 "변동성이 커져 나타난 결과를 괴리율 자체의 문제로 보고 기준만 낮추면 비슷한 상황은 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 투자자 보호가 목적이라면 괴리가 왜 발생했는지를 유형별로 나눠 제도를 손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