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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시가총액 미달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코스닥 기업들이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상장폐지 기준이 급속도로 강화되고 있는 데다, 금융당국이 '증권신고서 정정요구 차등화' 제도 도입을 밝히면서 유상증자 문턱이 더욱 높아졌다.
빈틈없는 신고서가 관건이 된 가운데 결국 로펌과 회계법인들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 카인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 유지 기준 강화 후 전날까지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스팩 제외)은 31곳에 달한다. 이중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사례는 10건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1일 코스닥 상장 유지를 위한 시가총액 기준을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였다. 시가총액이 30거래일 연속 기준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에 따라 지난 12일부터 새 기준에 맞춰 관리종목 지정 사례가 발생했다.
이후 90거래일 가운데 연속 45거래일 이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이르면 10월부터 기준 강화에 따른 상장폐지가 발생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연내 100곳 안팎이 상장폐지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특히 내년부터는 시총 기준이 300억원으로 강화된다. 현재 코스닥 상장사 중 시총 300억원 미만 기업은 300~400곳을 넘나든다.
이에 유상증자를 고려하는 기업이 대폭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애초 무상증자나 자사주 매입 같은 대안을 위한 현금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공법은 실적 개선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뒤 주가 상승을 이끄는 방법이지만 90거래일이란 개선기간 안에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승인 여부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공모인 만큼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당국은 유상증자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영향 등을 검토하는데, 부실기업의 유상증자는 더 예민하게 다뤄질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부진한 기업이 유상증자를 추진하면 당연히 까다롭게 볼 수밖에 없다"며 "올해 들어 유증 신고서 제출한 코스닥 상장사 중 절반 가까이가 정정요구를 받고 있어 완주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앞으론 정정 기회도 사실상 1회로 제한된다. 금융감독원은 28일 주요 증권사 간담회를 통해 '증권신고서 정정요구 차등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최초 정정요구 때는 지금처럼 보완이 필요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짚지만, 그 이후엔 설명 없이 돌려보낼 계획이다. 정정요구가 2회 이상 반복될 경우 전자공시를 통해 시장에 알려야 하는 의무도 생긴다.
정정요구 2회차부턴 '오답노트'가 제공되지 않는 만큼 빈틈없는 신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로펌·회계법인을 찾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배주주들의 경우엔 주식담보대출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유상증자를 통해서라도 급한 불을 꺼야 하는 곳이 많다"며 "시총 기준 강화와 정정요구 차등화가 겹치면서 코스닥 소형주들의 데드라인이 빠듯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정정요구가 반복되면 수정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무엇보다 납입 등의 자금조달 일정이 늦어지면 상장폐지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