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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최윤범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의 재대결이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감사위원 선임을 놓고 양측이 막판 표심 확보에 나섰지만 어느 쪽이 승기를 잡더라도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최 회장 측은 최근 주가 반등으로 주식담보대출 관련 급한 고비를 넘겼지만 부담은 여전하고, MBK·영풍 측 역시 당장 꺼내 들 추가 카드가 제한적이어서 이번 주총 이후에도 양측의 힘겨루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 측은 오는 9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기관투자가와 주요 주주들을 상대로 막판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최근 각종 의혹과 주총 안건을 둘러싼 공방을 이어가는 한편 기관투자가 설득에도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고려아연은 오는 9일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를 통해 독립이사 4명을 선임하고,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을 별도로 뽑는다. 특히 감사위원 선임 결과가 향후 이사회 내 역학관계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 구도는 영풍·MBK 측이 약 42.1%, 최 회장 측 및 우호지분이 약 38.8%로 팽팽하다. 국민연금이 약 5.5%, 현대차그룹이 약 5.0%를 보유하고 있어 주요 기관과 전략적 주주의 선택이 이번 주총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양측이 주총을 앞두고 막판 표심 확보에 나선 가운데 감사위원을 겸하는 독립이사 선임을 둘러싼 공방도 거세지고 있다. 고려아연 측은 회계·감사 전문가인 백인규 후보를, MBK·영풍 측은 ESG·지배구조 전문가인 박유경 후보를 각각 내세웠다.
현재까지 의안 분석 결과를 공개한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 8곳 가운데 7곳이 고려아연 측 백인규 후보의 선임에 찬성했다. 대부분 백 후보의 회계·감사 및 내부통제 전문성을 높게 평가했다. 반면 한국ESG기준원(KCGS)은 백 후보의 독립성을 문제 삼아 반대를 권고하고 MBK·영풍 측 박유경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만 놓고 보면 고려아연 측 이사 후보에 다소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자문사의 권고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주주의 지분이 분산돼 있어 주총 결과를 좌우할 정도의 캐스팅보트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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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국민연금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의 지분이 적지 않은 만큼 실제 의결권 행사 여부와 방향에 따라 표 대결 셈법도 달라질 수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어느 한쪽에 표를 몰아주기보다 안건별로 판단했다. 당시 최윤범 회장 등 일부 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익 침해 이력 등을 이유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집중투표에서는 MBK·영풍 측과 크루서블JV 측 후보에게 표를 나눠 행사했다.
이후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을 소폭 늘리고 보유 목적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다만 이번 감사위원 선임에서는 후보가 사실상 양자 대결 구도로 압축된 만큼 국민연금도 한쪽 후보에 표를 실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자문업계 관계자는 “이번에는 국민연금이 한쪽에 결론을 내려야 할 가능성이 높은데, 감사위원 선임이 또 무산될 경우 부담도 커질 수 있다”며 “양측 우호지분이나 국민연금을 제외한 기관 주주들 사이에서는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와 별개로 현재 고려아연의 상황이 MBK·영풍 측 후보를 선임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임시주총을 넘긴 뒤에도 경영권 분쟁이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양측 모두 상대방을 압도할 수준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이사회 구성과 주요 경영 의사결정을 둘러싼 공방을 이어갈 여지가 남아 있어서다.
임시주총 이후 MBK·영풍 측이 어떤 전략을 택할지도 관심사다.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내 영향력을 충분히 확대하지 못할 경우 당장 꺼내 들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반대로 이사회에서 우위를 점하더라도 곧바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결국 이번 주총의 승패와 별개로 양측의 힘겨루기는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분쟁 장기화에 따른 최 회장 측의 재무 부담도 변수다. 최 회장 일가와 특수관계인은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242만6214주 가운데 143만8843주를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보유 주식의 약 59%에 달한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메리츠금융 대주단 등에 추가 담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 고려아연 주가가 반등하면서 당장의 추가 담보 부담은 한풀 꺾인 상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MBK·영풍 측은 상당한 지분을 확보했지만 당장 경영권을 가져오기도, 그렇다고 쉽게 엑시트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인 만큼 이번 임시주총 이후에도 내년 정기주총 등을 거치며 분쟁의 불씨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MBK 측이 지분 취득 이후 당장 경제적으로 크게 손해를 본 상황은 아니지만 투자금 회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어 양측의 대치 상태도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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