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MBK파트너스의 롯데카드 매각 작업이 본격적인 준비 단계에 들어섰다. 최근 주요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나서면서 점차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성사 여부는 금융지주의 참여와 롯데카드 몸값을 둘러싼 매도자와 원매자 간 눈높이 조율에 달렸다는 평가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최근 매각주관사 UBS를 통해 잠재 원매자 파악 및 매각 마케팅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달 중 예비입찰이 진행될 것이란 예상도 나왔지만 현재 진행 상황을 감안하면 입찰까지는 보다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다.
매각 자문사와 법률 자문사 선정은 모두 마친 상태지만, 금융당국과의 관계 등 사전에 고려해야 할 사안이 적지 않아 아직 킥오프 미팅 등 절차에 속도를 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지주를 비롯한 일부 잠재 인수자들과의 사전 접촉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확인돼야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카드 매각 움직임이 감지된 것은 8월 초부터다. 당시 잠재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티저레터가 배포됐지만 매각 대상 지분과 거래 구조에 대한 주주 간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은 터라 본격적인 매각 논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지분 59.83%, 우리은행은 20%를 각각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쇼핑이 나머지 20%가량을 갖고 있다.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이 보유한 약 80%의 지분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돼 왔다. 실제 매각 때는 각 주주의 지분 처리 방안과 구체적인 거래 조건 등에 대한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거래의 첫 번째 관건은 금융지주들의 참여 여부다. 카드업은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야 하는 데다 거래 규모도 상당해 인수 후보군은 사실상 국내 금융지주와 대형 금융회사로 제한될 전망이다. 정부 당국의 기조를 감안하면 사모펀드(PEF)의 금융사 인수는 쉽지 않다.
지난 7월말 금융위원회는 롯데카드의 정보유출 사고에 대해 1.5개월의 업무정지와 과징금 50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업무정지 4.5개월이었던 금융감독원 제재안보다 경감됐다. 당국이 롯데카드를 탄탄한 금융사로 조기에 편입시키기 위해 제재를 완화했다는 시각도 있었다.
과거에 비해 카드업계의 경영 환경이나 금융지주의 내부 전략이 달라진 점은 변수다. 특히 신한금융과 KB금융은 각각 카드사를 보유하고 있어 카드 사업 확장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확장보다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조달비용 증가에 대응해 사업성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카드 부문 규모가 작은 하나금융이 잠재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하면 고객 기반과 취급액을 확대하며 카드업계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다만 하나금융 역시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결국 매도자가 금융지주를 비롯한 복수의 원매자를 끌어들여 경쟁 구도를 형성하느냐가 매각 흥행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매도자 측의 가격 눈높이도 변수다.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은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카드 지분 79.83%를 약 1조3810억원에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2022년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했지만 당시 3조원대로 거론된 기업가치를 두고 원매자들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거래가 무산됐다.
MBK파트너스는 2024년 말 주관사를 UBS로 교체하고 재매각에 나섰지만 지난해 9월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절차를 사실상 중단한 바 있다. 이후 기업가치가 뚜렷히 개선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잠재 원매자들은 보수적으로 롯데카드 인수 가격을 산정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MBK파트너스는 회수 시점이 늦어진 만큼 내부수익률(IRR)을 맞추려면 몸값을 더 높여야 한다. 매각 성사를 위해 '시장 친화적'인 조건을 내세울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운용사로서의 선관 의무를 감안하면 마냥 눈높이를 낮추긴 어렵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한이나 KB금융 모두 기존 카드사의 성장성을 두고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 추가로 카드사를 인수할 유인이 크지 않다”며 “금융지주 외에는 카드업에 관심을 보일 만한 후보가 많지 않아 결국 금융지주들의 참여 여부가 주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