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붐 타는 PBS…수년째 바라만 보는 하나證·메리츠證
입력 2026.09.08 07:00

하나證, 대차 인력 영입에도 PBS는 '아직'
메리츠는 작년 조직 구성 완료 후 대기
건전성 부담·인가 지연에 사업 진출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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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헤지펀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시장이 덩달아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수년간 신규 진입을 저울질했던 하나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정작 이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PBS의 핵심 업무인 헤지펀드 신용공여 등을 제외한 채 대차·스왑 등의 업무로 아쉬움을 대신하는 실정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국내 PBS 시장 규모는 81조64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7조7000억원이던 시장 규모는 7월 말 84조2197억원까지 불어났다가 최근 소폭 줄어들었다. 상반기 증시 호황에 헤지펀드 운용자산이 늘면서 PBS 시장도 빠르게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PBS는 증권사가 헤지펀드 등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증권대차, 신용공여, 펀드 재산 보관·관리 업무를 통합 제공하는 서비스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되면 자격을 얻게 된다. 현재 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KB·삼성·신한투자증권 등 6곳이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종투사인 하나, 메리츠증권도 수년째 눈독을 들였지만, 아직까지 진출 움직임이 가시화되지 않았다. 하나증권은 최근 대차 담당 인력을 영입하며 '진출설'이 돌았지만, 델타원(대차·스왑) 업무 확대 취지라고 선을 그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델타원에서 대차 등의 업무를 확대한 것은 맞다"며 "관련 인재를 2명 영입했지만, 퇴사 인력이 2명 있어 실제 인원 순증은 없다"고 설명했다. PBS로 확장하려면 추가적인 조직 세팅 등이 필요해 다각도로 검토 중인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메리츠증권은 인가 문제로 PBS 사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이미 관련 부서를 마련했지만, 헤지펀드 등을 대상으로 한 핵심 업무는 하지 못한 채 기타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PBS 자격 조건은 충족했지만 아직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며 "관련 자격과 시스템을 모두 갖췄기 때문에 인가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회사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하나증권의 경우 ‘건전성’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반기 말 하나증권의 순자본비율(NCR)은 1550%로 종투사 중 10곳 중 두번째로 낮다.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에 따른 후유증도 진행 중이다. 과거 부실에 따른 충당금 부담은 대부분 해소했다는 평가지만, 여전히 부동산 익스포져가 많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하나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비중은 40.5%로 종투사 평균(15.8%)을 훌쩍 웃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인가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업계에선 사법리스크 등으로 발행어음 인가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PBS 역시 함께 표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조직을 세팅했으니 올해가 2년차, 내년이면 3년차인데 이렇게 오래 끌면 준비해둔 인력과 조직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인가보단 확인, 승인에 가까운 절차인데 준비상 하자 때문에 지연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두 회사 모두 PBS 진출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사이 PBS 시장에 자리잡은 NH투자증권과 KB증권 등은 증시 호황을 등에 업고 격차를 벌리고 있다. 헤지펀드 붐이 이어지는 한 PBS 시장의 성장 여력은 남아있지만, 이 같은 훈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또다른 관계자는 "헤지펀드들이 크게 버는 장은 결국 변동성이 큰 장인데, 그런 장은 증시 자체가 좋아야 나온다"며 "시장이 주춤하면 PBS 업황도 함께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