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하우스 인수금융 재차 리파이낸싱…MBK의 엑시트 고민도 길어진다
입력 2026.09.09 07:00

11월 만기 앞두고 3400억 규모 재차환 추진
두 차례 매각 불발 속 영업현금 절반 이자로
업계선 "1.5조 매각해도 IRR 13%"…고밸류 부담
실적 개선세에도 장기보유 따른 회수 셈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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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MBK파트너스가 9년째 보유하고 있는 모던하우스의 3000억원대 인수금융을 다시 리파이낸싱한다. 차환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수 당시와 비교해 차입금 규모가 크게 줄지 않은 데다 앞선 두 차례 매각 시도도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장기화한 보유기간과 매각가격을 동시에 맞춰야 하는 MBK의 셈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는 오는 11월 중순 만기를 맞는 모던하우스 운영사 엠에이치앤코(MH&Co.)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추진하고 있다. 텀론(TL) 기준 원금과 수수료 등을 포함해 약 3400억원을 조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며 한도대출(RCF)은 별도인 것으로 전해진다. MBK는 최근 복수의 금융사와 접촉하며 신규 인수금융 조달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리파이낸싱 자체는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모던하우스의 매출은 4243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552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7%, 8% 감소했지만 2021년 이후 매년 500억원 이상의 EBITDA를 유지하고 있다. 기존 대주단 역시 모던하우스의 실적과 현금창출력을 감안하면 차환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건은 차환 이후의 회수 과정이다. MBK는 지난 2017년 바이아웃 4호 펀드를 활용해 이랜드리테일로부터 모던하우스를 인수했다. 당시 모던리테일홀딩스를 설립한 뒤 그 아래 엠에이치앤코를 세웠다. 모던리테일홀딩스는 엠에이치앤코의 3858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전액 참여했다. 엠에이치앤코는 별도로 장기차입금 2900억원과 전환사채(CB) 500억원을 조달했고, 이를 바탕으로 6286억원을 투입해 이랜드리테일의 모던하우스 사업부를 양수했다.

    인수 과정에서는 엠에이치앤코의 시설집기와 재고 등에 대한 보험금청구권과 매장·본사 임차보증금 반환채권, 모던하우스·버터 상표권, 인수금융 관리계좌 등이 담보로 제공됐다. 모던리테일홀딩스가 보유한 엠에이치앤코 주식도 담보로 잡혔다. 영업회사인 엠에이치앤코가 직접 차입금을 조달하고 영업에서 창출한 현금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다.

    앞서 MBK는 지난 2021년 한 차례 금융구조를 손봤다.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고 남은 자금 가운데 일부를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중간회수 성격의 거래였다. 실제로 모던하우스의 차입금 감소폭은 크지 않았다. 지난해 말 엠에이치앤코의 금융기관 차입금은 3020억원으로, 2021년 리파이낸싱 당시와 비교해 4년간 380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원금 상환도 이뤄지지 않았다.

    차입금이 장기간 유지되면서 금융비용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엠에이치앤코의 현금 이자지급액은 2019년 172억원에서 2024년 212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201억원의 이자를 현금으로 지급했다. 지난해 엠에이치앤코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이 약 438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이 이자에 쓰인 셈이다. 인수 9년차까지 3000억원대 차입금이 남으면서 회사가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의 상당 부분이 금융비용으로 빠져나가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MBK는 이미 두 차례 모던하우스 매각을 시도했다. 2022년 골드만삭스를 통해 매각을 타진했고, 2024년에는 UBS를 주관사로 선정해 다시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올해도 매각보다 오는 11월 도래하는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이 먼저 진행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장기화한 보유기간과 매각 눈높이를 동시에 맞추는 것이 향후 엑시트의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기준 엠에이치앤코의 EBITDA는 약 552억원이다. 이를 단순 적용하면 기업가치 1조원은 EBITDA의 약 18배에 해당한다. 매각가격이 이를 웃돌수록 적용되는 멀티플은 더욱 높아진다.

    투자업계에서는 MBK가 오는 2027년 모던하우스를 1조5000억원 수준에 매각한다고 가정해도 투자기간 등을 감안한 내부수익률(IRR)이 약 13%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2022년 시장에서 매각가로 거론됐던 2조원을 적용할 경우에도 IRR은 16%대 중반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MBK파트너스 측은 "올해 6월까지 모던하우스의 누적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했고 동일점포 매출도 10% 증가했다"며 "조정 EBITDA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으며 물가 상승과 원화 약세에도 연평균 58% 수준의 매출총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던하우스가 담긴 MBK 바이아웃 4호 펀드는 2016년 41억달러 규모로 결성돼 올해 10년차를 맞았다. 국내 잔여 포트폴리오에는 모던하우스 외 2018년 투자한 골프존카운티와 2019년 투자한 롯데카드가 있다. 골프존카운티는 IPO 철회 이후 현재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원매자들과 가격 눈높이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롯데카드 역시 2022년 첫 매각 무산 이후 다시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모던하우스의 재차환과 골프존카운티·롯데카드의 매각 장기화가 맞물리면서 4호 펀드의 잔여자산 회수도 과제로 남은 상황이다. 

    MBK 측은 "4호 펀드는 상위권 수준의 견조한 두 자릿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작년 9월 말 기준 약 22억달러의 실현 회수액을 달성해 LP들에게 분배를 진행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