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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전자의 막대한 현금창출력을 활용하기 위한 그룹 안팎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계열사들은 삼성전자 유동성의 직간접적 수혜를 입고 있고, 주주들의 환원 목소리는 커졌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인공지능(AI)과 인프라 투자, 나아가 미래 정책 재원까지 삼성전자에 기대려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막대한 유동성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고민과도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2026년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밝혔다. 회사는 올해 환원 규모가 90조~11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최대였던 2020년(20조3천억원) 주주환원의 5배에 달한다. 3분기 중에는 정규배당 포함 약 30조원의 현금배당을 시행할 계획이다. 나머지 환원은 올해 경영실적이 확정되는 내년 1월 결정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주주인 계열사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은 3분기 중 조단위 현금을 챙기고, 내년 초에는 더 배당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AI와 반도체 산업의 정점이 오지 않은 만큼 배당 규모가 수년간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회사가 받은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다시 배당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오너 일가도 수혜를 받는다. 지난 수년간 상속세 납부에 집중했던 오너 일가는 다시 재무 여력을 확충하게 된다. 이재용 회장은 다음달 모친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으로부터 삼성전자 지분 0.11%를 1조9379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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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현금창출력이 그룹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지 시선이 모인다. 현재 금융 계열사들이 삼성전자 지분 10%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하면 금융 계열사들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높아져 금산법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자사주 소각과 금산법 규제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던 이유다. 궁극적으로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유동성을 활용해 삼성전자 지분을 늘릴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력이 생긴 계열사들은 적극적인 확장 행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각각 조단위 자금을 들여 해외 보험사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스위스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나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조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의 유동성이 삼성물산을 거쳐 삼성바이오로직스로 흘러가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다른 계열사들도 삼성전자 덕을 보고 있다. 삼성E&A와 삼성물산 등은 반도체 공장 증설 일감 확대에 반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빌렸던 20조원을 2분기 중 모두 갚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자금을 활용해 삼성SDI로부터 자사 지분 5%를 자기주식 형태로 매입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미래 성장 재원을 확보하게 됐다.
삼성그룹의 역동성이 살아난 점이 눈길을 끈다. 간판인 삼성전자가 부진할 때는 그룹 전반에 '움직이지 말라'는 방침이 내려졌다. 이제는 각 계열사가 삼성전자 낙수효과를 어떻게 사업 확장으로 연계시킬지 고민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이전과 달리 재무적투자자(FI) 유치에 나서는가 하면, 각자의 분야에서 M&A 기회를 물색하고 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지난 10년간 검토만 하고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관리에 자원을 많이 투입하기 어려웠다"며 "이제는 금융사들까지 움직이다 보니 다시 접점을 늘려야 하나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현금창출력은 그룹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회사의 설비투자액(CapEX)은 계열사와 협력사를 거쳐 시장으로 흘러간다. 회사의 현금 운용 전략도 자본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이 직간접적으로 시장에 풀리는 셈이다.
국가도 삼성전자의 '곳간'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가 벌어들이는 돈이 많은 만큼 법인세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DS(반도체) 부문에 나갈 막대한 성과급에 대해서도 세금이 붙는다. 정부는 수년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초과 세수를 기반으로 미래대응기금을 만들기로 했다. 반도체 특수로 '재정안정화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외 '국가적 화두'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2조5000억원 규모 평택 5공장 저리 대출은 국민성장펀드의 성공을 위해 회사가 이자 부담을 감수하고 써주는 형태에 가깝다. 자회사 삼성SDS가 주도하는 국가 AI컴퓨팅센터 사업도 이와 비슷하다. 대미 투자 논의 과정에선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여부가 화제에 올랐다.
최근 한국전력은 삼성전자에 5년치 전기요금 약 20조원을 미리 납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부가 회사와 한전 사이에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이 자금을 지방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망 확충 등에 쓸 예정이다. 한전의 재무 부담과 전력망 투자 재원 마련 문제를 대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으로 보완하려는 방식이다. 기업에 부담을 전가하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지방 반도체 공장이나 발전소 설립 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 자금을 활용해 전력망을 확충하는 논의를 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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