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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증권업계가 '해외주식 마케팅' 재개를 두고 치열한 눈치보기 중이다. 최근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저가매수를 노린 서학개미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 수요를 마케팅으로 끌어오고 싶어도 금융당국의 시선을 의식해 선뜻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금액은 1898억7164만달러(한화 약 255조3000억원)로 집계됐다. 전월 말(1883억달러)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보유금액은 8~9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증권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을 원·달러 환율 하락 및 미국 증시 조정의 영향으로 해석한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14일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47.3원이었다. 지난 7일 장중 1334.7원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뒤 소폭 상승했다. 환율이 1560원대를 위협했던 7월 초와 비교하면 두 달 만에 10%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도 흔들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5.28포인트(0.86%) 오른 7656.98, 나스닥종합지수는 251.31포인트(0.96%) 상승한 2만6333.04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각각 0.8%, 0.7% 하락했다. 국제유가 급등 및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환율에 이어 주가까지 눌리면서 미국 주식 투자의 장벽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저가매수' 시점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증권사 창구에선 관련 문의가 늘었다는 전언이다. 이 틈을 파고들어 신규 고객을 끌어 모으려는 증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해외마케팅 자제령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12월 해외투자 관련 신규 현금성 이벤트 및 광고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거래금액에 비례한 현금성 리워드 및 매수 지원금, 주식 제공 등의 마케팅 전략이 모두 멈췄다.
해당 조치는 올해 3월까지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사실상 자율 규제로 지속되고 있다. 지난 6월 금감원은 12개 증권사 감사를 불러 이벤트 사전검토, 광고문구 심의 등 내부통제 절차를 갖추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마케팅 금지 등의 명시적 지침은 없었지만, 관리 기조는 여전했다.
더욱이 당국은 최근까지도 해외투자 관련 증권사 검사를 지속했다. 금감원은 지난 9일 미래에셋증권, 토스증권, 메리츠증권에 대한 경영유의사항을 공개했다. 3개사는 외화예탁금 이용료율 책정 방식이 비합리적이라고 지적을 받았고, 토스증권의 경우 광고 문구가 투자자를 오인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까지 이어졌다.
이에 증권사들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작년 말과 달리 환율이 하락한 상황에서 해외 투자에 대한 규제만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신규 고객 유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가운데 일부 증권사의 록인(Lock-in) 효과만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가 MTS 개편 등을 계기로 해외 주식 증정 및 수수료 면제 이벤트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결국 시행하지 않았다"며 "환율이 급락했음에도 아직 정부의 눈높이를 못 맞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규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해외 투자 관련 마케팅의 조짐이 보일 때마다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기본적으로 증권사의 영업 활동을 규제하고 있진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환율과 국내외 증시가 불안정하다는 시각을 내비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도한 마케팅, 혹은 투자자를 호도하는 행위를 관리하는 건 특정 기간을 정해서 하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계속되는 업무"라며 "환율 및 시장 상황이 복잡한데 특정 지역으로 투자가 쏠리는 상황에 편승한 마케팅은 과도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니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