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 美셰일가스 5.5억달러 베팅…밸류체인 '상단'부터 잡는다
입력 2026.09.16 11:42

美 마르셀루스 셰일가스 자산 7500억원에 인수
생산→액화→트레이딩…북미 가스 밸류체인 확장
알래스카 LNG 지분도 확보…美 가스사업 보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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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국 천연가스 상류사업에 본격적으로 영토를 넓힌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LNG 수출 확대에 따른 미국 천연가스 수요 증가를 겨냥한 행보다. 가스 생산부터 판매·액화·트레이딩까지 현지 밸류체인을 넓히는 동시에, 알래스카 LNG 참여와 맞물려 북미 가스사업의 전후방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6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셰일가스 자산 인수 관련 기업설명회(IR)를 열고 구체적인 사업전략과 운영계획을 공개했다. 회사는 미국 에너지 탐사·생산(E&P) 기업 코드에너지 자회사가 보유한 셰일가스 자산을 100% 인수한다. 펜실베이니아주 마르셀루스 분지에 위치한 비운영 셰일가스 자산으로, 인수가는 5억5000만달러(약 7500억원)다. 지난 14일 본계약을 체결했으며 오는 11월 중순 거래를 종결할 예정이다. 

    인수를 위해 대규모 자금도 투입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자회사 포스코인터내셔널 E&P USA에 5329억원을 출자하고 2661억원을 대여한다. 직접 투입하는 자금만 7990억원이다. 이와 별도로 최대 1조523억원 규모의 지급보증도 결정했다. 포스코인터내셜에 따르면 해당 지급보증은 ▲매매대금 납부 ▲기존 배관계약 승계 ▲미국 현지 차입 등에 필요한 보증이다. 출자와 대여를 병행한 것은 향후 포스코의 지분 참여 가능성을 고려한 구조다.

    인수 대상의 매장량은 1.3조 표준입방피트(Tscf),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생산량은 124MMscf(1MMscf=100만 표준피트)다. LNG로 환산하면 연간 약 100만톤 규모다. 생산정 1305공과 개발정 701공을 확보하며 현장 생산과 시추, 인허가 등은 미국 현지 전문 운영사가 담당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생산된 가스의 판매를 직접 맡는다. 

    회사는 별도 대규모 개발투자 없이 인수 직후부터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천연가스 가격의 대표적인 기준가격인 헨리허브(HH) 가격을 100만 영국열량단위(Btu)당 3달러 후반으로 가정해도 2028년 이후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예상한다. 글로벌 주요 기관들이 장기 가스 가격을 5달러 수준까지 전망하는 만큼 가격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설명이다.

    생산가스의 절반은 생산지 인근에서 판매하고 30%는 배관을 통해 동북부와 오하이오 지역으로 보낸다. 나머지 20%는 테네시를 거쳐 멕시코만(GOM)으로 공급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 가운데 연간 약 20만톤을 현지에서 액화한 뒤 LNG 트레이딩 전문법인 센트럭스가 오프테이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센트럭스는 이를 국내로 들여오거나 글로벌 스팟 시장에 판매할 수 있다.

    결국 이번 투자는 생산→배관→액화→트레이딩으로 이어지는 미국 천연가스 밸류체인을 직접 확보하는 데 방점이 찍힌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IR에서 미국의 에너지 영향력 확대와 미국산 LNG의 중요성을 투자 배경으로 설명했다. 인수 자산에서 생산한 가스를 현지에서 직접 판매하는 동시에 일부는 LNG로 전환해 자체 트레이딩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 후보로 거론되는 가스복합발전 사업의 전후방 효과와도 맞물릴 거란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가스발전 투자가 확대할 경우 연료 수요가 늘면서 기존에 경제성이 떨어졌던 가스전의 개발 여건까지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역시 LNG와 AI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미국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상류 생산자산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여기에 알래스카 LNG까지 연결하면 포스코인터의 미국 가스 전략은 한층 입체적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글렌파른이 주도하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SPV 지분 약 3.5%를 이미 확보했다. 연간 100만톤의 LNG를 20년간 구매하고, 약 1300㎞ 파이프라인에 포스코의 철강재를 공급하는 구조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알래스카 LNG는 미국의 대미 전략투자 후보 가운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이미 이해관계를 가진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북부 노스슬로프의 천연가스를 약 1300㎞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남부로 운송하는 사업으로, 알래스카 남부의 기존 가스전 생산 감소에 대응하는 에너지 공급 목적도 갖고 있다. 다만 대규모 파이프라인과 액화설비 건설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사업성은 여전히 핵심 변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날 알래스카 LNG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정부와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