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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전자 우선주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회사가 110조원에 달하는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적인 방안을 아직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선주의 매입 및 소각이 대안이 될 수 있단 분석 때문이다. 보통주의 상승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우선주에 투자자 수급이 쏠리는 상황이 지속하면서 괴리율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16일 현재 삼성전자우의 주가는 전일 대비 약 3% 상승한 19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보통주가 0.6% 상승하는데 그치며 보합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일(15일)에도 삼성전자는 0.6% 오르는데 그쳤으나, 우선주는 3% 이상 상승하며 유사한 흐름을 나타냈다. 시가총액 30위권 종목으로 확장해도 삼성전자우보다 상승률이 큰 종목은 눈에 띄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주환원을 위한 재원에 최대 110조원을 배정했다. 3분기엔 약 30조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계획이지만, 나머지 60조~80조원가량의 구체적인 환원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주주환원의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지만, 보통주를 대규모 소각할 경우 그룹 거버넌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점은 변수로 지목된다.
현재는 삼성생명과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보통주를 각각 8.51%, 1.49% 보유하고 있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계열사는 비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주식 10%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 보통주의 소각이 진행돼 생명과 화재의 지분율이 높아지면 초과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보통주 10조원어치를 소각하면 생명·화재 등 금융계열사들이 1조원 규모의 주식을 내다 팔아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보통주를 일부 매입해 소각하더라도, 그룹의 거버넌스를 유지함과 동시에 대규모 매물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걸 방지하기 위해선 50조원이 넘는 잔여 재원의 구체적인 활용방안이 마련되야 하는 상황이다.
그룹의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에서 외부 투자자들은 '우선주 활용법'을 대안으로 제시하기 시작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지난 14일 삼성전자 이사회 및 경영진에 서한을 보내 주주환원 재원을 우선주 매입 소각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3분기 30조원 규모의 배당을 제외하고, 약 63조원(중앙값)이 남는데, 우선주를 즉시 매입 소각해 남은 재원을 현금배당으로 활용하라는 주장이다.
회사가 1조원어치의 보통주를 매입·소각하면 금융계열사들이 1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순매도 해야 하기 때문에 환원 효과가 제한적이지만,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를 소각하면 이런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단 취지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았던 시점엔 보통주와 우선주의 괴리율은 30%에 육박하기도 했다. 최근 3년간 보통주-우선주의 괴리율은 약 18% 수준을 기록했는데, 현재는 20%를 훌쩍 넘는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2016년부터 약 10년의 기간으로 확장해도 평균 괴리율은 약 17% 수준에 불과했다.
우선주 매입을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에겐 높은 괴리율을 나타내고 있을 때 우선주 매입 소각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단 판단이 깔려 있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역사적으로 가장 크게 벌어진 보통주와의 괴리율을 고려했을 때 우선주의 매입 소각은 상당히 효과적인 환원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우선주의 시가총액이 약 150조원 수준이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밝힌 주주환원 규모에서 일정부분만 투입해도 (우선주)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재계에서도 우선주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한화는 지난 2024년 제3형 우선주를 전량 매입해 소각한데 이어 올해 3월에도 1우선주 전량을 소각했다. 현대차는 보통주9129만여주)와 우선주(121만여주)를 지난달 말 소각했는데, 이로써 보유중이던 우선주 자사주 전량을 정리하게 됐다.
과거에도 삼성전자는 우선주의 할인율이 높아졌을 때 자사주 매입 물량을 크게 늘리는 환원책을 내놓은 전례가 있다. 2015년 특별 자사주 매입 당시엔 우선주 할인율은 약 22% 수준이었는데 당시 회사는 자사주 매입 물량의 약 35%를 우선주에 배정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AI 투자에 대한 속도 조절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점에서, 삼성전자 보통주에 대해 투자자들이 관망하는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 우선주 역시 보통주의 흐름에서 매우 크게 벗어나긴 어렵지만, 주주환원책의 중요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기관 투자자들이 관심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