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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IMM인베스트먼트와 디인베스트먼트가 국민성장펀드 출자를 전제로 추진하는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 투자가 펀드레이징 단계에서 고전하는 모양새다. 주가 하락 등으로 투자 매력도 약해지면서 당초 투자 의사를 나타냈던 기관들도 조건 재검토에 들어갔다.
LIG D&A는 최근 제3자배정 유상증자 조건을 정정했다. 당초 9월 16일이었던 납입일을 11월 13일로 연기하고 주당 발행가는 57만676원에서 46만2581원으로 낮췄다. 발행주식 수가 87만6153주에서 115만주로 늘면서 전체 조달금액은 약 5000억원에서 5319억6815만원으로 증가했다.
이번 투자는 IMM인베스트와 디인베스트가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LIG D&A가 발행하는 비상장 우선주를 인수하는 구조다. 국민성장펀드의 첨단전략산업기금이 1500억원을 출자하고 나머지는 외부에서 유치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LIG D&A의 우선주 5000억원어치를 인수하기 위한 프로젝트펀드 출자를 승인했다.
투자조건이 변경된 주된 계기는 LIG D&A의 주가 하락이었다. 지난 6월 최초 공시 당시 보통주 기준주가는 81만5252원이었다. 회사는 비상장 우선주의 유동성 제약과 의결권 제한 등을 고려해 30%의 괴리율을 적용하고 우선주 발행가를 정했다. 그러나 이후 주가가 70만원 안팎까지 내려오면서 기존 가격으로 우선주를 인수할 유인이 줄었다. 출자를 검토하던 일부 기관도 가격 매력이 약해졌다는 이유로 투자 여부를 재검토하면서 펀드레이징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IMM인베스트 관계자는 "최초 공시 당시 여러 기관이 투자 의사를 밝혔지만 보통주 주가가 하락하자 기존 조건의 가격 메리트가 줄었다며 투자를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납입 기간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발행가격도 다시 산정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조건과 일정을 함께 변경했다"고 말했다.
가격 외에 까다로운 회수조건도 펀딩 난도를 높인 배경으로 거론된다. 이번에 발행되는 주식은 의결권이 없는 비상장 우선주로 별도의 상환권이나 보통주 전환권이 없다. 발행 후 1년 동안은 처분도 제한된다. 투자자가 일정 시점에 원금과 수익을 회수할 수 있는 풋옵션도 없어 사실상 향후 우선주 상장이나 제3자 매각에 의존해야 한다. 우선주 상장 요청도 발행 후 3년이 지난 뒤 최근 3개월 가운데 45거래일 이상 보통주 주가가 130만원 이상을 유지해야 가능하다.
같은 날 국민성장펀드 투자 대상으로 선정된 리가켐바이오는 발행가격을 낮췄음에도 지난 7월 5000억원의 투자금 납입을 완료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산업은행이 전체 투자금의 절반을 부담하고 최대주주 측과 외부 기관이 나머지를 나눠 인수했다. 투자수단도 전환사채와 전환우선주로 구성됐다. LIG D&A는 정책자금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상환권과 전환권이 없는 우선주로 민간자금을 모집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국민성장펀드 출자가 전제된 투자 건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책금융기관이 20% 이상 투자하는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한 정책목적 펀드에 은행 등이 출자하면 기존 400% 수준이던 위험가중치(RW)를 100%로 낮춰 적용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민성장펀드의 경우 생산적 금융 실적을 채우기 위한 금융기관들의 출자 랠리가 이어졌다.
다만 LIG D&A의 경우 주요 금융지주들이 상반기 중 생산적 금융 목표치를 상당 부분 채운 데다 위험대비 기대수익이 높지 않다는 판단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를 검토했다는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4대 금융지주는 생산적 금융이나 모험자본 관련 목표치를 상당 부분 채워 추가 투자를 서두를 유인이 크지 않다"며 "LIG D&A 건은 단일 프로젝트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데다 투자조건도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해 초기 단계에서 참여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IMM인베스트와 디인베스트는 정정된 조건을 바탕으로 금융회사 등 기존 투자자들과 출자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금융권 외에도 공제회와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로 모집 대상을 넓히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번에 정정된 조건에는 방산 비리 의혹에 따른 입찰참가 제한 가능성도 반영됐다. LIG D&A가 부정당업자 제재로 입찰참가 제한 처분을 받고 동시에 우선주 발행 후 5년 안에 상장을 완료하지 못하면 회사가 투자자에게 총발행금액의 10%를 손해배상하도록 했다. 방산 비리 의혹이 펀딩에 영향을 미칠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잠재적인 위험요소를 고려한 조치다.
외부 자금 모집이 미달되더라도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IMM인베스트는 자체 블라인드펀드 자금 일부를 프로젝트펀드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에서 확보한 금액과 기관별 투자심의 결과를 확인한 뒤 블라인드펀드 투자 규모를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IMM인베스트 관계자는 "펀드레이징 결과는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지만 시장의 다양한 투자자를 설득해 자금을 모집할 것"이라며 "외부 모집액이 일부 부족하다고 거래를 진행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며 블라인드펀드 투자 등 여러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