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마트사업부·부동산 분리매각 추진…원매자 확보는 미지수
입력 2026.09.16 16:57

삼일회계법인, 이번 주 티저레터 발송
마트사업부·폐점 부동산 분리매각 가능
"인수 후보군 거론되면 부담 느껴"
청산가치 2.1조가 인수價 마지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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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홈플러스의 매각 절차가 다시 진행된다. 회생계획 인가 후 핵심점포를 필두로 한 마트사업 부문과 폐점 점포 부동산을 개별 분리매각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매각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이번 주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투자 안내문(티저레터)을 보낼 예정이다. 인수 후보군은 그간 홈플러스 매각 논의가 있었던 기업들 중 가능성이 높은 곳 위주인 것으로 전해진다.

    회생계획 인가 전에도 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마케팅은 지속됐지만 여러 이유로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티저레터 발송은 회생계획이 인가된 만큼 본격적으로 매각 절차를 다시 밟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공개경쟁입찰 방식도 거론됐지만 소수의 후보를 추려 거래 과정에서 인수자 편의를 봐주고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티저레터 방식을 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매각 대상은 홈플러스 대형마트 사업부와 부동산이다. 대형마트 사업부는 흑자를 내고 있는 67개 핵심점포로 구성되며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매각한다. 부동산은 폐점점포 19곳이 대상이고 점포별 개별 매각도 가능할 전망이다.

    대형마트 사업부와 점포 부동산을 분리 매각하는 구조지만 67곳 마트사업부와 함께 폐점점포 일부를 추가로 인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수자의 사정에 맞춰 거래 범위를 조정할 수 있도록 열어둔 셈이다.

    홈플러스가 회생계획 인가를 받았지만 채권자 변제를 앞당길수록 유리한 만큼 매각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현재 법원이 인가한 회생계획은 채권자별로 차이가 있으나 마지막 변제까지 최장 10년이 걸린다. 인수자가 나타나 가격이 맞춰지면 양수도대금을 재원으로 채권을 조기 변제하는 변경회생계획안을 마련할 수 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 이후 임직원 수도 줄어든 만큼 처음 매각을 시도했을 때보다 여건이 나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전히 홈플러스를 인수할 기업들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진다. 홈플러스 인수 후보군에 거론되던 기업들은 이름이 공개되자 인수를 포기하기도 했다.

    인수합병(M&A)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홈플러스 인수 후보군이라고 거론되는 순간 매우 부담을 느낀다"며 "기사화가 되는 순간 정치권 등 여러 압박을 느껴 딜을 드롭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인수 후보 거론 자체를 꺼리는 배경에는 고용 문제가 자리한다. 정치권이 홈플러스 직원들의 고용 유지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는 만큼, 재무여력을 갖춘 대기업이 관심을 내비치는 순간 고용 승계를 둘러싼 요구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앞서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도 가격보다 고용 유지가 중시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각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에 나오는 폐점 점포 부동산 19곳 가운데 서울 소재는 중계점 한 곳뿐이며 6곳이 수도권에 분포해 있고, 나머지 12곳은 지방에 몰려 있다. 지방 상업용 부동산은 원매자 자체가 마르다시피 한 상황이라 폐점점포의 매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마트사업부문 역시 매력도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앞서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하림그룹에 넘어가면서 입지가 좋은 매장과 성장성 있는 사업이 함께 빠져나간 탓이다. 남은 대형마트 사업은 이커머스 확산과 의무휴업 규제 속에서 업계 전반이 고전해온 영역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사실상 가장 알짜 사업이었는데 남은 사업부를 살 만한 곳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가격도 변수다. 홈플러스는 전국 104개 점포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37개 점포를 폐점했고, 익스프레스 사업부도 하림그룹에 넘기며 몸집을 줄였다. 다만 회생기업 특성상 청산가치가 인수가의 마지노선으로 작용한다. 올해 2월말 기준 조사위원이 재산정한 67개 핵심점포의 청산가치는 약 2조1000억원 수준으로 매각가도 이와 비슷한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