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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 시행을 앞두고 증권업계가 실무 준비에 나섰지만 초기 도입을 둘러싼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공모주 수익률 부진으로 기관들이 의무보유확약(락업)을 꺼리는 가운데 사전 정보 제공과 투자 약정 조건 등 실무 쟁점도 남아 있어서다.
주관사가 초기 실사와 기관 유치에 비용을 들인 뒤 공모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투자가 무산될 경우 비용과 일정 차질을 어떻게 분담할지도 과제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들과 코너스톤 제도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실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증권사별 전산 시스템과 계약·업무 처리 절차 등을 조율하고 있지만 실무진 사이에서는 실제 상장 업무에 적용할 세부 기준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너스톤 제도는 증권신고서 제출 전 장기 보유를 약속한 기관투자자에게 공모주 일부를 사전 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오는 11월 13일 시행될 예정이다. 상장 전 안정적인 기관 수요를 확보하고 상장 직후 매도 쏠림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제도 도입을 앞둔 시장 여건은 녹록지 않다. 8월 이후 수요예측을 마친 기업 10곳의 신청수량 기준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단순평균 7.34%였다. 이 가운데 7곳이 10%에 미달했다. 9월 수요예측을 마친 와이즈플래닛컴퍼니와 글로벌테크놀로지, 덕산넵코어스의 확약률도 각각 3.65%, 0.27%, 4.05%에 그쳤다.
최근 공모주 수익률이 부진하면서, 기존 공모에서도 보유 기간을 약속하는 수요가 부족한 가운데 최소 6개월간 자금을 묶을 기관을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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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업계에서는 공모 규모가 크고 투자 매력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코너스톤 활용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활용이 의무가 아닌 만큼 발행사와 기관 모두 사전 배정으로 얻을 실익이 분명해야 한다는 평가다. 주관사 역시 기관 유치를 위한 추가 업무뿐 아니라 계약 이행과 정보 관리에 따르는 부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첫 도입 사례가 되는 데 대한 경계감도 있다. 선례가 없는 상태에서 마련한 계약과 정보 제공 절차가 향후 감독 과정에서 어떻게 해석될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하위법규에 제시된 틀을 실제 계약과 업무 절차로 구체화하고 투자 불발 시 책임 범위까지 정리해야 첫 도입에 나설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IPO 실무자는 "기관들이 기존 공모에서도 락업을 걸지 않으려는 상황인데 코너스톤 참여가 의무도 아닌 만큼 누가 먼저 나서겠느냐"며 "규모가 큰 기업은 검토할 수 있겠지만 올해 내 당장 도입할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는 오랜 기간 논의돼 왔지만 실제 도입을 준비하는 현장에서는 실무 여건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우선 부담으로 꼽는 것은 사전 정보 제공이다. 코너스톤 투자자가 장기 투자를 결정하려면 재무상태와 사업 전망 등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주관사로서는 기존 상장 준비 과정에서 작성할 자료를 더 이른 시점에 갖추고 기관의 추가 확인 요구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위 개정안은 사전수요예측 때 기업 실사 결과보고서를 작성한 뒤 향후 증권신고서에 공시될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비밀유지계약 체결과 정보 제공 내역의 기록·관리도 요구한다. 상장 예비심사 청구 전부터 증권신고서에 준하는 자료를 준비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진행될 경우 주관사의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사전 투자 약정의 구속력도 쟁점이다. 기관이 투자 의사를 밝힌 가격 범위보다 최종 공모가가 높아졌을 때 약정 철회를 허용할지 등이 논의 대상으로 꼽힌다. 기관 입장에서는 자신이 판단한 적정 가치를 넘어서는 가격에까지 투자를 약속하기 어려워서다.
반면 발행사와 주관사는 기관의 철회 가능성이 클수록 사전 수요를 전제로 공모를 준비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기관의 투자 검토를 위해 추가 실사와 자료 작성에 나선 뒤 약정이 철회된다면 관련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대체 수요 확보에 따른 일정 차질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정리해야 한다.
투자자 자격을 둘러싼 시각 차이도 있다. 금융위 개정안은 사전 청약액의 20배 이상에 해당하는 자기자본 또는 위탁재산을 갖추도록 했다. 대형 기관뿐 아니라 역량 있는 중소형 기관에도 참여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다. 반면 실무진 일각에서는 자산규모 요건만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장기 투자 위험을 감수할 기관을 충분히 가려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코너스톤 도입을 준비하는 한 실무자는 "기업가치 평가에 관한 부분을 제외하면 증권신고서에 준하는 정보를 제공하라는 것인데 이를 예심 청구 전에 준비하려면 주관사 부담이 상당하다"며"가격 발견 능력이 있는 우량 기관의 참여를 늘리겠다는 취지에 비해 투자자 자격 기준은 낮고, 아직 세부 규정 등이 나오지 않아 시행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려가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