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바뀌는 KB금융, KB證 인사도 흔들까…지주와 '미묘한' 기류
입력 2026.09.21 07:00

이재근 체제 출범에 '세대교체' 바람…'실세' 김성현 거취 주목
지주, 과거 PF 충당금 적립 소홀 지적…IB 중심 조직 개편 명분 쌓이나
이홍구·강진두 각자대표 체제 영향권…'쇄신 vs 영업 자율성'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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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KB금융그룹이 이재근 차기 회장 체제로 전환하면서 KB증권 연말 인사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재근 내정자의 등장으로 그룹 전반에 인사 개편의 긴장감이 커지는 가운데, 지주와 증권 IB 간에 누적된 'PF 충당금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오며 조직 재편의 폭이 얼마나 커질지 관심이 모인다. 

    김성현 거취 변수…기존 인사 체제 변화 가능성

    이재근 회장 내정자가 정식 취임 이후 12월 진행할 그룹 인사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오랜 기간 KB증권 투자은행(IB) 부문을 이끌어왔으며, 지주 부문장 이동 후에도 그룹의 상업투자은행(CIB)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성현 부문장의 거취다.

    업계에서는 김 부문장의 용퇴 가능성을 다각도로 보고 있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이재근 내정자를 선택하며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를 강조한 데다, 기존 회장 후보군이었던 부문장 라인이 정리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이 내정자 입장에서도 집권 초기 조직 안정을 위해 잠재적 경쟁 구도가 될 수 있는 부문장직을 그대로 유지할 유인이 크지 않다. 

    김 부문장의 거취는 단순히 임원 한 명의 교체에 그치지 않는다. 강진두·이홍구 대표는 물론 KB인베스트먼트 윤법렬 대표 등 현재 KB증권 핵심 경영진 상당수가 '김성현 체제'에서 중용됐거나 양종희 회장 시절 발탁된 인물들이다. 

    이들은 이재근 차기 회장과의 접점이 옅은 만큼, 김 부문장의 거취에 따라 KB증권의 기존 인사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 PF 부실 후유증…지주 "충당금 소홀했다" 불신 기류

    지주가 증권 IB 부문을 바라보는 시선도 인적 쇄신론에 무게를 더한다. 과거 부동산 PF와 대체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잠재 부실에 대한 충당금 적립이 미흡했고, 그 후유증을 최근 수년간 대손비용으로 뒤늦게 메우고 있다는 지적이 지주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KB증권의 대출금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2023년 말 3.1%에서 지난해 말 5.9%로 증가했고, 올해 6월 말 기준 5.7%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출금 4조7373억원에 대해 쌓인 대손충당금은 2713억원에 달한다. 

    올해 증시 호황으로 브로커리지와 WM 실적이 좋아져 착시효과가 나타났을 뿐, IB 부문의 수익성은 확실히 둔화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지주 입장에서는 과거 성장을 이끌었던 IB 중심의 인사·조직 구도를 그대로 고수할 명분이 예전보다 약해진 셈이다.

    실제로 KB증권은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IB3그룹 산하 부동산금융본부를 폐지하고, 부동산PE부의 명칭을 실물자산PE부로 변경했다. 증권가에서는 시흥 시화MTV 물류센터와 서초 남부터미널 개발사업 등 일부 대형 프로젝트에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면서 충당금 등 관리 부담이 커지자 기존 사업 구조를 변경한 것이란 해석이 뒤따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KB증권이 지난해부터 충당금을 본격적으로 쌓기 시작하자 지주 최고경영진의 증권 IB에 대한 관점이 상당히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며 "지주가 '김성현 사단'으로 불리던 현 증권 IB 부문 고위 임원들에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3년차' 이홍구·'경영관리 겸직' 강진두…대표진도 연쇄 영향

    김 부문장의 거취가 윤곽을 드러내면 강진두·이홍구 각자대표 체제 역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우선 WM부문을 이끄는 이홍구 대표는 두 차례 연임으로 올해 3년 차를 맞았다. 만 61세로 계열사 CEO 중 연령대가 높은 편인 데다 이미 연임을 거듭한 만큼, 세대교체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교체 카드가 검토될 수 있는 시점이다.

    IB와 경영관리부문을 함께 총괄하는 강진두 대표 역시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선임돼 잔여 임기에 여유가 있고 영업 전문성을 존중받는 증권가 관례는 유리한 요소다. 그러나 이재근 체제 자체가 파격적 세대교체인 만큼 임기 보장을 장담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주와 증권 IB 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 출신 인사가 증권으로 배치되거나, WM 중요성 확대 및 IB 둔화 흐름에 맞춰 두 대표 간 담당 업무와 권한이 재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태영 부사장, 양현종·문성철 전무 등 IB 핵심 임원들의 거취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과감한 쇄신인가 자율성 보장인가…이재근의 첫 시험대

    다만 이재근 체제 출범이 곧바로 KB증권의 대대적인 인적 쇄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공존한다. 증권업 특성상 현장 영업 전문가가 필요한 데다, 은행장 교체까지 맞물릴 경우 회장·은행장·증권 대표를 동시에 바꾸는 것은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내정자가 '머니무브' 국면 대응을 강조해온 만큼, 증권에 깊은 관심을 두면서도 세부 영업과 인사에서는 전문경영인에게 자율권을 부여하는 절충안을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과거 지주와 증권 간에 누적된 불신을 해소하면서도 증권을 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끌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재근 내정자가 첫 계열사 인사에서 어느 정도의 변화 폭을 택할지가 향후 KB증권의 방향성을 가름할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