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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인수금융의 만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 사실상 5년이 표준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엔 그 절반 수준으로 만기를 설정하는 사례가 눈에 띄고 있다.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주나 차주 모두 만기를 짧게 설정한 후 시장 상황을 살펴 대응하겠다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인수금융 시장의 주요 고객인 사모펀드(PEF)들은 기업을 인수해 2~3년의 개선 작업을 거친 후 투자회수에 나선다. 회수 절차에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도 하기 때문에 인수금융 만기도 넉넉하게 5년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 5년, 관리 5년인 PEF의 주기와도 맞다.
최근에는 만기가 5년보다 짧은 거래가 많아지고 있다. 투자 몇 년 후 진행하는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차환)은 만기를 짧게 정하는 경우가 많다. 화성코스메틱·나우코스 인수금융은 연초 3년 만기로 차환했고 최근 새 주인을 찾았다. IMM PE는 한샘 인수금융 만기 연장 목표를 3년으로 정했다가 절반으로 줄였다.
신규 거래에서도 인수금융 만기가 짧아지는 사례들이 나타난다. UCK파트너스의 유모멘트 인수, 페트리코파트너스의 카카오게임즈 인수 거래는 인수금융 만기가 3년이다. 이 외에 2년, 1년 등 단기 거래도 간혹 보인다. 브릿지성 자금은 수개월만 빌리는 경우도 있다.
아직 3년이 인수금융 만기의 표준이 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이전에 비해 만기를 짧게 설정하는 분위기가 강해진 것도 사실이다. 인수금융 업계에서는 '시장금리의 불확실성'을 이같은 흐름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시장금리는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특히 장기금리는 기준금리 전망뿐 아니라 대내외 변수까지 반영하며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흐름을 보였다. 1년 새 국고채 5년물 금리는 1.7%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한국은행도 지난 7~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인수금융 업계 관계자는 "5년 만기가 표준이지만 최근 1년간은 3년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많아졌다"며 "금리 변동성이 너무 심해졌고 앞으로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 보니 만기를 길게 설정하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인수금융 주선 실적도 중요하지만 재매각(셀다운)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기가 길어지면 금리는 조금 더 받겠지만, 참여해야 할 금융회사들이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금리가 장기적으로 오를 것으로 본다면 2~3년 뒤 더 높은 금리로 거래를 주선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차주 역시 5년 만기를 고집할 상황이 아니다. 5년 만기 시 투자 구조는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차입 비용은 더 내야 한다. 지분투자(Equity)를 늘려 초기 레버리지를 낮춘 뒤 향후 실적과 상황을 살펴 자본재구조화(리캡)에 나서는 게 낫다는 것이다. 만기 안에 기업가치 개선 작업을 모두 끝낸다기보다는 일단 시간을 벌겠다는 취지다.
다른 인수금융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서 재매각을 해야 하는 대주나 금리를 더 줘야 하는 차주 모두 부담이 커졌다"며 "일단 만기를 2~3년 정도로 정하고 나중에 금리 상황을 봐서 대응하겠다는 분위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