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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5대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이 대거 증인 신청 명단에 올랐지만, 금융권에서는 실제 국감의 전장은 은행보다 증권·자산운용업계가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은행권에는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불러 세울 만한 단일 현안이 뚜렷하지 않은 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책임 공방은 여야의 증인 협상 자체를 막을 정도로 쟁점화하고 있어서다.
28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무위는 이날 오후 4시 전체회의를 열고 올해 국정감사 계획서와 감사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무위는 다른 상임위원회와 달리 아직 세부 국감 일정과 증인 명단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기관증인을 비롯한 국감 관련 안건의 처리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반증인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은 여전히 크다. 특히 국민의힘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과 관련한 증인 채택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측 신청 명단에는 김용범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상품 도입 전인 올해 초 관련 논의에 참여한 인사들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김 전 실장의 출석 여부를 두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은 상품 도입 과정과 정책 결정 경위를 확인하려면 당시 정책라인을 직접 불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이를 정치공세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날 전체회의에서도 이견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일반증인 의결이 뒤로 밀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4시에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일반증인 의결 여부 등은 아직 한치 앞을 모르는 상황"이라며 "전체회의 진행 자체는 아직까지 특이사항이 없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분위기는 이와 다소 다르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 등 5대 금융지주 회장과 주요 은행장들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지배구조와 가계대출, 포용금융 등이 증인 신청 배경으로 거론된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신청 명단과 실제 채택 사이에는 적지 않은 거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도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가계부채 등 은행권 현안은 적지 않지만, CEO가 직접 국회에서 해명해야 할 정도로 쟁점이 집중된 개별 사건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여당 내부에서도 일반 기업인 증인을 과도하게 늘리지 말아야 한다는 기류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의원실이 금융회사 CEO를 폭넓게 신청하기는 했지만, "반드시 해당 인물을 출석시켜야 한다"는 수준으로 강하게 밀어붙이는 분위기는 아직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고나 쟁점이 있으면 의원실을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거나 CEO 대신 담당 임원이 출석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도 있다"며 "이번에는 왜 최고경영자가 반드시 나와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아 오히려 대응할 지점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해외 일정도 변수다. 올해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는 다음달 12일부터 18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다. IMF에 따르면 연차총회는 12일 개막해 18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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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현재 양종희·진옥동·함영주·임종룡·이찬우 회장 등 5대 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방콕 연차총회에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총회 전후로 현지 법인 점검이나 해외 투자자·금융기관 면담 등이 붙을 가능성도 있다. 정무위 금융부문 국감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일부 가안이 총회 기간과 맞물릴 경우 회장들의 출석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
과거에도 비슷한 장면은 반복됐다. 2022년에는 은행권 횡령과 이상 외화송금 등이 현안으로 떠올랐지만 정무위가 금융지주 회장 대신 5대 은행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당시 지주 회장들은 IMF·WB 연차총회 참석을 앞두고 있었다. 2023년에는 윤종규 당시 KB금융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뒤 해외 기업설명회(IR)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반면 증권·운용업계에는 올해 국감에서 다룰 쟁점이 비교적 선명하다. 금융당국은 해외 상장 ETF와의 규제 차이를 해소한다는 취지로 올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근거를 마련했고, 이후 상품이 상장되자 높은 변동성과 괴리율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당국도 추가 투자자 보호조치를 잇달아 내놨다.
국민의힘은 이번 국감에서 상품 도입을 결정한 과정과 업계의 역할, 출시 이후 투자자 보호가 충분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금융당국 관계자를 넘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CEO까지 실제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국감 때마다 지주 회장이나 은행장 이름은 증인 신청 단계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지만 올해는 은행권에서 특정 사안에 화력이 집중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여야가 실제로 부딪히는 증인 협상을 보면 레버리지 ETF를 비롯한 자본시장 이슈가 이번 금융권 국감에서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