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온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기업공개(IPO) 작업이 사실상 정체 상태에 들어갔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추진을 멈춘 데 이어 국내 상장 가능성도 열어뒀지만 어느 쪽에서도 구체적인 후속 절차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해외 상장에 대한 정책 부담과 국내 증시에서의 기업가치 평가 우려가 맞물리면서 상장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투자 회수(Exit)를 기다리고 있는 주주들이 많은만큼, 시간이 지체될수록 코스피행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현재 상장 준비를 사실상 멈춘 상태다. 토스는 당초 2026년 미국 증시 입성을 목표로 상장 작업을 진행해왔지만 지난 7월 관련 작업을 보류한 것으로 파악된다.
토스는 당초 국내 증시 상장을 준비하다 2024년 미국행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삼성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했지만 이후 미국 상장을 우선 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모건스탠리와 JP모건 등이 상장 준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국내 증시로 다시 방향을 돌릴 가능성도 거론되기도 했다. 토스는 지난 3월 금융감독원에 지정감사인 신청·배정 등 국내 상장에 필요한 절차를 문의했다. 다만 이는 코스피 상장을 본격적으로 재개하기 위한 움직임보다는, 미국 상장 이후 추가로 신주를 국내에 상장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란 해석이 많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토스 측으로부터 국내 상장과 관련해 별도로 연락받은 것은 없다. 업계에서는 금감원 문의 역시 미국 상장 이후 국내 증시에 추가로 입성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가능한 상장 구조를 검토하는 차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 시장을 택하더라도 부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B업계에서는 토스가 미국 상장을 선호하고 있지만 국내 대형 유니콘의 해외 상장을 둘러싼 현 정부의 기류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대로 국내 증시로 선회할 경우에는 시장이 기업가치를 얼마나 보수적으로 평가할지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IPO를 원하는 기조는 여전하지만 정부 기류를 무시하고 미국 상장을 밀어붙이기에는 부담이 있다"며 "그렇다고 국내에 상장하면 밸류를 냉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VC 주주들의 엑시트 수요까지 있어 상장 시점과 가격을 함께 맞춰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은 개선세다. 토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6983억원, 영업이익 33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38%, 270.3%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이다. 당기순이익도 2018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성장세가 이어졌다. 상반기 연결 매출은 1조89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61억원으로 59.2%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2328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관건은 몸값이다. 장외시장에서 토스의 기업가치는 최근 약 8조원 후반대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미국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10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가 거론됐다. 실적 개선에도 국내외 시장에서 기존 투자자와 신규 투자자 모두가 받아들일 가격을 만들 수 있느냐가 상장 재개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해외 기관투자가들도 국내 대형 플랫폼 가운데 토스를 주시하고 있지만 실제 투자 기회가 열리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토스가 미국 상장을 다시 추진할지 국내 증시로 돌아설지 아직 방향을 확정하지 않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당분간 시장 상황과 정책 환경을 살피며 IPO 시기를 조율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 플랫폼 기업의 가치 척도 측면에서 오프라인 확장에 치중하고 있는 무신사보다는 토스가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규제 산업인 은행업이 핵심 사업인데다, 상장에 대한 주주들의 수요가 큰 점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선 코스피가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