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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함께 2028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란 강한 전망을 내놨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웬만한 호재로는 주가의 눈높이를 끌어올리기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액이 542억2900만달러(원화 약 73조8000억원), 영업이익 약 446억3600만달러(원화 약 60조7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379%, 1029% 증가하면서 재차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시장 예상대로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성과를 내놓은 것이다.
투자업계에선 마이크론의 이번 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사실상 예견된 수순으로 보고,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수익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주목해왔다. 마이크론은 이 같은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을 넘어 내년 업황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체결되기 시작한 장기공급계약(SCA)은 종전 16건에서 26건으로 늘었다. 오는 2030년까지 예상 매출의 35% 이상을 이미 계약으로 확보한 상태로 풀이된다.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 역시 대부분 계약을 마쳤으며, 가격도 올해보다 상당 수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은 이 같은 수요와 가격 흐름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매 분기 매출 성장을 이어가며 연간 기준으로도 또 한 번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 예고했다.
지난 세 달여 동안 불거진 HBM 사양 완화에 따른 수요·가격 둔화 가능성이나 중국 업체를 비롯한 업계 전반의 설비투자(CAPEX) 확대에 따른 공급 증가 부담, 전방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등 시장의 우려를 덜어낼 만한 재료들이 거의 제시됐다. HBM이냐 범용이냐를 가리지 않고 수요는 강력하고, 고객사들은 여전히 장기계약으로 물량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쏟아지는 증설 계획에도 2028년까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워 보일 정도로 전방 수요가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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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통상 마이크론 실적 발표는 양사가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돌입하기에 앞서 방향성을 가늠하는 예고편 역할을 해왔다. 같은 D램 공급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투자자 설명회(IR)에 나서는 만큼,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내면 양사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함께 높아지고 주가도 밀어올리는 흐름이 반복됐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 같은 경향이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났다.
마이크론 실적과 양사 주가 흐름이 서로 엇갈린다기보다는 시장 자체가 메모리 산업의 호재에 둔감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어지간한 호실적이나 강한 업황 전망만으로는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날 주가 흐름에서 이 같은 분위기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 넘게 오른 27만1500원에 출발했지만 곧바로 상승분을 모두 반납해 전일 대비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도 178만원에 출발했지만 장 초반 174만9000원까지 밀렸고, 오전 중 약보합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전일 마이크론의 주가 반응도 미지근했다. 30일 마이크론 주가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장중 1088.55달러까지 오르며 기대감을 반영했지만, 마찬가지로 상승폭을 반납해 1065.11달러로 정규장을 마감했다.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과 공급 부족 전망에도 주가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못한 셈이다.
호실적이나 업황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투자업계에서도 장기계약 확대와 AI 연산 수요 증가로 메모리 산업의 업황 구조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데에는 대체로 이견이 크지 않다.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현재의 높은 이익이나 마진율이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다는 기대 역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결국 시장이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쌓이는 현금을 주주환원이나 신규 성장동력에 어떻게 활용할지 등 이미 드러난 것 이상의 재료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통해 웬만한 호재로는 메모리 주가를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이달 말 예정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발표회에도 한층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업계 1, 2등인 양사가 시장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할 만한 재료를 내놓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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