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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회계법인들의 최근 회계연도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삼일회계법인이 매출 1조원대 독주를 이어간 가운데 한영회계법인은 안진회계법인을 14억원 차이로 다시 앞섰다. 회계감사 수임 경쟁과 딜시장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영자문 성과가 법인별 성장률과 순위 차이에 영향을 미쳤다.
삼일회계법인과 한영회계법인은 지난달 30일 2025년 7월~2026년 6월 실적을 공시했다. 이로써 4대 회계법인이 최근 회계연도 실적 공시를 모두 마쳤다.
삼일회계법인 매출은 1조1635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3월 결산법인인 삼정회계법인(2025년 4월 1일~2026년 3월 31일)은 3.4% 늘어난 905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영회계법인은 4.6% 증가한 4859억원, 안진회계법인(2025년 6월 1일~2026년 5월 31일)은 4.5% 감소한 4845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컨설팅법인을 제외한 회계법인 자체 실적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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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법인별 실적 차이는 경영자문 부문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삼일과 한영은 경영자문 매출이 각각 12.1%, 11.0% 증가하며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안진은 경영자문 매출이 9.7% 감소하며 전체 매출도 줄었다. 삼정은 경영자문이 0.4% 성장에 그쳤지만 감사·세무 부문 증가로 전체 매출이 확대됐다.
이 같은 차이는 최근 M&A 시장의 거래 규모가 대형 딜을 중심으로 다시 늘고 있는 상황에서도 나타났다. 신외감법 시행 이후 감사 시장이 커지고 M&A·컨설팅 호황까지 겹쳤던 시기와 달리, 최근에는 같은 시장 환경에서도 법인별 자문 성과가 엇갈리면서 전체 성장률과 순위 차이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3·4위 경쟁에서 이런 흐름이 뚜렷했다. 직전 회계연도에는 안진 매출이 한영보다 429억원 많았지만 이번에는 한영이 14억원 앞섰다. 한영은 매출이 다시 증가한 반면 안진은 5150억원→5074억원→4845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한영 매출이 반등한 데는 경영자문 성장이 주효했다. 한영의 경영자문 매출은 18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0% 늘었다. 회계감사는 2359억원으로 0.8%, 세무자문은 698억원으로 2.4% 증가했다. 감사·세무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경영자문이 전체 매출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한영 측은 M&A 시장 회복과 AI·테크 관련 거래 확대, 기업들의 AI 기반 사업모델 전환 수요 등이 경영자문 성장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안진은 경영자문과 회계감사 매출이 동시에 줄었다. 가장 비중이 큰 경영자문 매출은 2249억원으로 전년보다 9.7% 감소했고, 회계감사도 1474억원으로 4.4% 줄었다. 세무자문만 7.8% 늘어난 1123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딜로이트 측은 회계감사 부문의 경쟁 심화와 딜시장 침체 장기화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상위권에서는 삼일의 우위가 한층 뚜렷해졌다. 삼일회계법인은 3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2위 삼정과의 격차도 전년 약 2339억원에서 올해 약 2580억원으로 벌어졌다. 삼일과 삼정 두 곳이 빅4 회계법인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68%에 달한다.
삼일의 매출 증가도 경영자문 부문이 주도했다. 회계감사 매출은 3702억원으로 4.1% 감소했지만 경영자문은 5019억원으로 12.1%, 세무자문은 2914억원으로 5.6% 늘었다. 삼일 측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점검과 거래, 운영 혁신, 리스크 관리 관련 자문 수요가 늘어난 점을 경영자문 성장 배경으로 꼽았다. 회계감사 매출 감소에 대해서는 신규 수임 고객의 매출이 이번 회계연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시차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삼정은 삼일·한영과 달리 감사와 세무 부문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경영자문은 4375억원으로 0.4% 성장에 머물렀지만 회계감사는 5%대 증가한 2990억원, 세무자문은 8%가량 늘어난 1689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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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과 별도 컨설팅법인을 함께 보면 삼일PwC가 전년 대비 4.6% 늘어난 1조627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별도 컨설팅법인이 없는 삼정은 3.4% 증가한 9055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한영회계법인과 EY컨설팅 등의 합산 매출은 4.4% 늘어난 7984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안진회계법인과 딜로이트컨설팅을 단순 합산한 매출은 3.0% 감소한 6396억원이었다.
별도 컨설팅법인들은 디지털 전환과 AI 관련 수요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였다.
PwC컨설팅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4637억원을 기록했다. 삼일PwC는 AI 확산에 따른 시스템·업무 프로세스 혁신과 디지털 기반 경영관리 고도화 등의 수요가 컨설팅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EY컨설팅 등도 전년보다 4.1% 늘어난 3125억원을 기록했다. 딜로이트컨설팅 코리아 역시 AX 등 디지털 전환 수요를 바탕으로 매출이 2.1% 증가한 155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다만 딜로이트의 6396억원은 안진회계법인과 딜로이트컨설팅 매출만 합산한 수치로, 기타 관계법인을 포함한 올해 그룹 전체 매출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감사부문은 여전히 경쟁 강도가 높아 단기간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아보인다"며 "회복되고 있는 경영자문 수요와 AI 전환에 따른 컨설팅 호황이 당분간 회계법인들의 우열을 가릴 핵심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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