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 논란 잠잠해지나 싶더니…내부통제 이슈에 다시 긴장도 높아진 PE 운용사들
입력 2026.10.01 15:25

미공개정보 통해 부당이득 올린 서울대 금융카르텔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20여곳 압수수색
PEF 공개매수 건으로 200억 이상 수익
잠잠했던 PEF 규제법안 다시 수면위로 올라올까?
준법감시인 선임 의무화 등 힘 받는 개정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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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홈플러스 사태 이후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을 향한 전방위적인 사회적·정치적 공세가 다소 잠잠해지나 싶더니 이번엔 내부통제 논란이 불거졌다. 일부 운용사 임원급, 실무진급 인력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가 적발됐는데, PEF를 향한 규제 강화 논의가 다시금 수면 위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란 불안감이 업계에 퍼지고 있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은 지난달 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세력들을 적발해 혐의가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 및 상장회사 관계자 등의 자택과 사무실 2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핵심 혐의자로 알려진 인물들은 서울대 경영동아리와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함께 활동하며 인연을 맺는 것으로 파악된다. 각자 사모펀드 운용사 및 상장사로 자리를 옮겨 M&A 관련 업무를 수행했고, 최근 약 5년 간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호재성 미공개 정보를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핵심 혐의자는 5명. 이와 관련해 조사를 받은 인물들은 2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지난해에도 국내 한 유통 대기업과 대규모 M&A 거래를 한 P운용사 임원급 인물과 우리나라에서 주로 활약하며 다수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외국계 A운용사 실무진 그리고 T운용사 출신의 상장사 대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혐의를 받는 인물들은 PEF 운용사가 공개매수를 추진하기 전 본인 또는 가족과 지인 등을 동원해 주식을 매수한 이후 정보가 공개된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 고가에 처분하는 방식으로 200억원 이상의 이득을 취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상이 된 기업(O사, L사, C사 등)들 최근 수년 사이 공개매수를 진행했고 여전히 국내외 운용사의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남아있다.

    금융권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5월에도 합동대응단은 M&A 과정에서 취득한 미공개 정보를 사전에 유출해 주식 매매에 활용한 사례를 적발해 혐의자를 고발한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사모펀드 운용사 핵심 인사들이 직접적으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취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소수의 인력들로 운용되는 PEF 운용사의 특성상 투자자들에게 노출되는 정보의 양과 빈도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 이후 PEF 운용사들 사이에선 긴장도가 한층 높아진 모습이 감지된다.

    PEF 운용사 한 대표급 관계자(A)는 "대형 운용사의 경우 일정 수준의 이상의 내부통제 기능이 있기 때문에 구성원 본인과 가족의 금융 거래와 관련해선 상당히 투명하게 관리되는 편이다"며 "다만 모든 운용사가 같은 통제기준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각지대는 분명히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몇몇 개인의 일탈 행위로 치부할 수 있지만 PEF 운용사를 향한 규제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를 빌미로 정치권의 공세가 더욱 세질 수 있단 불안감도 공존한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사모펀드 규제법안은 지난 1년간 10여건 이상 발의됐다. 정부 또는 여당 중심으로 발의된 법안에는 임원 보수 공개, M&A 과정을 노조에 통보, 준법감시인 선임 의무화, 차입규제 등의 내용이 담겼고, 중대한 법령 위한 시 GP 등록 자체를 취소할 수 있는 과 같은 징벌적 조항(원스트라이크 아웃)도 포함돼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지방선거와 원 구성, 국정감사 등의 일정에 밀리며 현안에서 다소 멀어졌지만 국회에서 논의가 본격화할 여지는 남아있다. 이번 사태를 확장해서 해석하면 PEF운용사의 내부통제 미비에서 시작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에, 준법감시인 선임 의무화 같은 규제 법안에 힘이 실릴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다른 PEF 운용사 대표급 관계자(B)는 "이번 사태가 분명 개인의 일탈이긴 하지만 PEF 업계 전반의 평판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될 수 있다"며 "핵심운용역들의 정보를 공개하고, 내부 실무자들의 감시망을 더욱 촘촘하게 하는 법안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PEF 업계에서도 국회에 계류돼 있는 법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일부 법안이 통과하는 건 불가피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최소한의 규제법안만 국회를 통과하기만을 바라는 분위기는 존재한다. 현재는 PEF협회의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인데, 앞으로 각종 대외 변수와 규제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내 PEF 운용사 한 대표(C)는 "일단 발의된 법안들 가운데 일부는 어쩔 수 없이 국회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법안들은 외국계와 국내 운용사의 차별에 대한 소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운용사들의 투자 활동을 저해하지 않도록 정치권과 PE업계가 합의점을 찾는 과정도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