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프로TV’ 이브로드캐스팅 상장 본격화...기업가치 목표는 1兆?
입력 22.04.20 07:00
최근 미래·NH·한투證 주관사 선정
매출·구독자수 정량적 수치는 긍정적
'유튜브' 한계·'광고효과'는 양날의 검
  • 유튜브 채널 ‘삼프로TV’를 운영하는 이브로드캐스팅이 주관사 선정을 마치며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종합미디어그룹이나 테크 기반의 성인교육사업 등 유사 분야의 기업들을 비교 회사 후보군으로 고심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 거론되는 1조원의 예상 기업가치를 두고 다소 과하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구독서비스 기반의 콘텐츠 플랫폼을 꾀하는 만큼 꾸준한 트래픽 증가세가 관건이라는 의견이다. 수익성을 위한 과도한 광고 효과는 자칫 구독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프로TV는 최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주관사 선정 프레젠테이션(PT)을 마치고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내왔다. 최근 IMM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벤처투자사(VC)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은 데 이어 2023년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브로드캐스팅은 리딩투자증권 출신 김동환(이브로드캐스팅 이사회 의장), 방송인 정영진, 이데일리 기자 출신 이진우 등 경제 전문가가 설립한 경제 콘텐츠 전문 스타트업이다. 2018년부터 팟캐스트 ‘김동환 이진우 정영진의 경제의 신과 함께’를, 2019년 1월부터 유튜브 채널 ‘삼프로TV-경제의 신과 함께’를 운영 중이다. 현재 해당 채널의 구독자수는 약 193만명이다.

    업계에서 거론되는 이브로드캐스팅 기업가치는 약 1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비교 업종으로는 CJ ENM, JTBC 등 종합미디어그룹이나 에듀테크 기업을 두고 고심 중이다. 언론의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주식뿐 아니라 경제, 교양, 기업분석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브로드캐스팅은 외부 강연, 책 출판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교양 강좌를 다루는 '일프로TV'나 기업 이슈를 담은 '언더스탠딩: 뉴스는 이해다' 등 별도 채널을 분리해 만들기도 했다.

    다만 단기간 급등한 몸값 눈높이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이브로드캐스팅 2018년 설립 이후 2019년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20억원, 지난해 프리미어파트너스가 6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 때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각각 220억원, 800억원 수준이었다. 올해 2월 IMM인베로부터 투자받을 때 약 3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3년여 만에 몸값이 10배 넘게 불어난 셈이다.

    이브로드캐스팅은 출판사업과 강의, 광고수익 등으로 전체 매출이 이미 1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여전히 ‘유튜브’ 방송이 주 수입원이라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지속적인 성장과 안정적인 수익원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평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선 후보들이 나오기 전까지 한동안 구독자 증가수가 정체기에 있기도 했고 무엇보다 유튜브 방송은 유튜브의 수익 분배 규정에 수익이 좌우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며 “다만 플랫폼이 구축된 건 명확하니까 앞으로 어떻게 수익 모델을 계속 창출해 낼 수 있을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브로드캐스팅 측도 수익모델 다변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책 출판, 유료 강의나 기업체 강의 등수입이 확실한 비즈니스를 키우고 있다. 새로운 콘텐츠 및 프로그램 기획을 위해 인재 영입도 활발하다. 지난해 7월에는 구독자 199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슈카월드(본명 전석재)’를 이브로드캐스팅 공동대표로 합류시켰다. 최근에는 자회사에 주요 언론사 출신 기자들도 영입하고 있다.

    주요 경쟁력이자 대중적 인기의 핵심인 방송 콘텐츠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삼프로TV가 동학개미 ‘붐’을 타고 급상승할 수 있었던 건, 유튜브 방송의 특성상 ‘속 시원하게’ 발언하는 것을 선호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지지 덕이다. 현재도 삼프로TV의 영향력은 상당하지만 그만큼 갖고 있던 강점을 잃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널이 커지면서 ‘협찬’ 개념의 수익이 늘어났고, ‘광고성’ 콘텐츠에 눈살을 찌푸리는 시청자들이 많아졌다는 평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방송 초기에는 애널리스트 등이 인지도 올리기 좋으니 방송에 출연했는데, 각 증권사도 내부 유튜브 채널이 생기기도 했고 출연을 꺼리게 되면서 최근 섭외 출연진의 질이 다소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삼프로TV가 주식투자 붐으로 성장했는데 시장이 꺾여서 활기를 잃으면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있다. 지금까지 숫자가 잘 나오긴 했지만 올해 실적이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