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급한 불 끄기'에 NH·한국證 나선다…6500억 사모 채권 인수
입력 24.04.18 09:52
신세계건설, 대구 미분양 우려에 대규모 자금조달 나서
부동산PF 펀드 논의했으나 선회…사모 영구채 검토
SPC 세워 인수…NH·한국證이 3500억, 3000억원 지원
이마트가 신용 보강 검토…자본 인정 받을까 '주목'
  • 부동산PF로 재무적 부담이 커진 신세계건설이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선다. 65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인수 자금을 대준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별도의 SPC도 설립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주요 증권사들과 65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논의 중이다. 대구 미분양 아파트 적체에 우발채무 부담이 현실화되자 선제적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8000억원 규모의 부동산PF 펀드 조성을 논의했으나 상당 규모, 조달방식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 채권 투심이 위축된 상황에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우군'으로 등장했다. 별도의 SPC(특수목적법인)를 세워 신세계건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할 계획인데,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3500억원, 3000억원의 인수 자금을 대출해준다. 각 증권사는 해당 대출을 유동화해 기관투자자들에게 셀다운(재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SPC는 자산유동화를 위해 만들어진다. 

    모회사인 이마트가 매입확약을 통해 신용보강에 나서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신세계건설(A/부정적)의 신용등급이 낮아 재무사정이 나은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부여, 모회사가 전면에 나서는 그림이다. 다만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이슈가 제기될 수 있는 만큼 여러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리 조건은 증권사와 발행사가 협상 중이다. 건설사 채권 투심이 크게 위축돼 있고 미국 국채 금리도 상승 중이라 금리 수준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간 합의가 마무리되면 신세계건설이 이사회에 안건을 부의할 계획이다.

    모회사가 자회사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는 사례가 많지 않아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용평가사의 판단에 따라 자본인정비율이 천차만별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한다. 통상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자본 확충 효과가 있긴 하지만 이마트 같은 모회사가 자회사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는 사례는 많지 않기 때문에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신세계건설이 필요한 자금의 상당 비중을 사모 채권으로 조달함에 따라 당초 논의중이던 부동산PF 펀드는 규모가 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PF 펀드는 은행 위주로 출자가 논의되고 있는데, 신한은행 GIB대기업그룹에서 2000억원 이상의 지원을 결정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건설이 부동산PF 펀드 조성 규모를 줄이고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우군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논의가 초기단계가 금리 등의 변수가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검토 초기 단계로, 이마트 등 계열사의 신용보강 역시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