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카우 커지는 논란…안정적인 대체투자 자산 or 정크본드 플랫폼?
입력 2021.12.15 07:13
    대체자산으로서 음악저작권 투자 신중해야
    펀드들은 다량의 저작권 구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률 창출
    개인투자자가 포트폴리오 구성해 안정적인 수익 거두긴 어려운 구조
    뮤직카우가 아직 제도권 안착 못한 점도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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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뮤직카우가 ‘뜨거운 감자’다. 음악 저작권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혁신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투자자 보호 장치부터 과장 광고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 뮤직카우 비즈니스 모델이 지속 가능하냐는 점이다. 회사에 문제가 생긴다면 뮤직카우의 투자 구조상 일반 투자자들의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뮤직카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음악 저작권 투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음악저작권 투자 시장이 열린지는 채 3~4년 정도에 불과하다. 작곡가와 작사가가 가지는 음원에 대한 저작권을 제대로 가치 평가할 수 있게 된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다.

      이는 음원 시장과 관련이 깊다. 2000년대 중반 이전만 하더라도 음원은 LP, 카세트테잎, CD 등을 통해서 실물을 구매하는 형태였다. 이후 MP3가 등장하면서 구매를 통한 다운로드 시장이 열렸다. 하지만 이 역시도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크지 않던 터라 불법다운로드가 횡행하면서 음악저작권을 사고판다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다.

      하지만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그리고 멜론 등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이 음악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음악 저작권 시장이 열렸다. 해당 플랫폼을 통해서 음악 저작권에서 안정적인 수입이 창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눈치챈 투자자들은 해당 음악저작권을 사모으면서 음악 저작권 투자시장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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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여기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회사가 ‘힙노시스’다. 캐나다 출신의 전직 음악 매니저 머크 머큐리아디스가 2018년에 설립한 회사로 머큐리아디스는 엘튼 존, 비욘세의 매니저를 지냈고 비욘세, 리한나, 샤키라, 닐 영, 머라이어캐리 등 유명 팝스타의 히트곡을 포함해 6만40000여곡의 판권을 사들였다. 최근에는 블랙스톤과 손잡고 10억달러의 펀드를 조성해 유명 작곡가의 음악 저작권을 사들이기도 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음악 저작권은 음원에서 나오는 수익을 또박또박 받으니 안정적인 투자처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음악 저작권 투자는 이처럼 간단치가 않다. 음원에서 저작권 수입이 나오는 것과 대체투자 자산으로서 음원은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음원의 저작권 수입의 형태를 알아야 한다. 통상 음악저작권은 음원이 발매된 이후 1년 안에 최대의 저작권료가 들어온다. 그 이유는 히트곡이란 게 대부분 발매 직후 결정이 나기 때문이다. 이후 발매 2~3년이 지나면 급격하게 저작권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대체투자 자산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음악 저작권은 발매 이후 5년이 넘은 음원이다.

      대중들이 좋아하는 스테디 셀러냐 아니면 잊혀진 노래냐에 따라 들어오는 저작권 수입이 달라진다. 5년이 지난 음원부터는 안정적인 캐쉬플로우가 창출된다는 점에서 대체투자 자산으로서 그 가치가 매겨지게 된다.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너도 나도 조 단위 펀드를 조성해 스테디 셀러의 음원을 사들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안정적인 캐쉬플로우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꼬박꼬박 연 4~5%의 수익을 보장하는 채권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벚꽃 엔딩’처럼 시즌성에 리메이크 앨범이 히트가 하면 추가적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여기에다 음악저작권은 여러 곡을 함께 매입해야 투자 안정성이 높아지고 예측 가능성이 커진다. 여러 곡이 묶여 있으면 한 두 곡의 부침에 따라 저작권 수입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묶음으로 매입하는 것을 업계 용어로 ‘카탈로그’라고 한다.

      이렇게 통매입하는 것은 셀러인 작곡가와의 협상에서도 유리하다. 힙노시스나 사모펀드가 수천억에서, 많게는 조 단위 펀드를 구성해서 대량의 곡을 매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힙노시스의 경우는 한 발 더 나아가 이처럼 만든 펀드를 주식시장에 상장해 부동산 리츠처럼 개인들이 투자할 수 있게 만들고 거기서 나오는 배당 수익을 분배하고 있다.

      하지만 뮤직카우의 경우 음악 저작권 투자란 부분을 빼곤 힙노시스나 블랙스톤, KKR이 하는 투자와는 결이 다르다. 뮤직카우 플랫폼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다량의 묶음의 곡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곡 하나 하나에 투자하게 된다.

      해당 곡의 저작권 수입을 예측하는 것은 사싱상 ‘정크본드’(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하는 고위험·고수익 채권)에 투자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슈퍼스타가 발매한 음원이라도 해당 곡이 얼마나 히트할지를 예측하기 힘들고 특히나 발매 후 2~3년이 지난후에 해당 음원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뮤직카우는 옥션을 진행할 때 1년 수익률을 공개하지만 1년 수익률이 향후 수익률에 대한 근거 자료로 보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견해다. 특히나 최근에는 5년은 물론 3년, 1년도 안 된 곡들을 다수 옥션하고 있어 더더욱 그 안정성이 정크본드에 가깝다는 업계 평가다.

      이에 대해 뮤직카우는 “ 회원자가 많아지면서 이들 중에서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원하는 분들이 있다”라며 “또한 일부 팬분들은 아티스트 들을 후원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부터 함께한다는 의미로 신규 음원에 대한 수요가 있어서 옥션을 진행한 거다”라고 말했다.

      일례로 ‘롤린’처럼 역주행해서 음악저작권 수입 대박이 난 케이스가 잘 알려졌지만 이는 안정적인 투자자산으로 음악 저작권과는 정반대의 투자인 셈이다. 특히나 안정적인 투자 수익률을 원하는 개인이 일정 정도의 수익이 나오게 해당 포트폴리오를 분배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개인 투자자들도 이에 대한 충분한 인지가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힙노시스를 비롯한 사모펀드는 다량의 곡의 저작권을 분석해 안정적인 캐쉬플로우를 예측할 수 있지만 개별적인 몇 곡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는 이를 판단해 분석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 더불어 개인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히트곡의 음원 가격은 치솟고 있다. 음악 저작권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해당 음원을 구매하려는 플레이어들이 늘고 있어서다. 이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음원 가격을 쳐올리고 있다. 음악 저작권에 대한 구매비용이 증가한다면 자연스럽게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해외에선 대체투자 자산으로서 음원에 접근한 펀드와 개인간 거래 플랫폼의 성적표가 갈렸다.

      힙노시스는 글로벌 펀드와 손잡고 더 많은 음원을 사들이고 있다. 반면 뮤직카우와 유사한 미국의 음악 저작권 플랫폼인 베스트(VEZT)는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규제 이슈보다는 개인 간 거래플랫폼이 가지는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 때문이다.

      특히나 뮤직카우는 개인이 저작권에 직접 투자하는 형태가 아닌 회사에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매입한다는 점에서 회사가 어려워자면 투자회수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뮤직카우가 P2P 업체처럼 제도권 내에 들어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이유다. 뮤직카우는 관련 금융제도의 미비로 현재 통신판매업에 의해 규제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은 플랫폼과 별개로 특수목적법입(SPC)가 소유하고 있어 플랫폼이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더라도 참여 청구권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며, 여기에 대한 법적권리도 유지된다”라며 “다만 플랫폼이 없으면 투자자들이 해당 청구권을 거래는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