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구작(舊作) 부진에 떨어진 신작 기대감...4년전 공모가 회복 '불투명'
입력 2022.01.21 07:00
    영업실적 부진에 열흘간 주가 13% 빠져
    기존 게임 매출 감소에 기대 신작 흥행 실패까지
    '과거 전성기의 영광 되찾기 쉽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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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연초 이후 넷마블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유저와의 반목으로 인해 극심한 평판 리스크를 겪었던 지난해 초와 판박이인 상황이다. 이번엔 특정 이벤트보다는, 사업 경쟁력 자체가 의심받고 있다. 

      기존 지적재산권(IP) 매출이 하락하는 가운데, 작년 출시한 신작도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자 투자자가 외면하기 시작했다는 평이다. 당장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 상위권에 넷마블 게임을 찾아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출시될 신작에도 기대감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넷마블의 주가는 연초 이후 꾸준히 빠졌다. 현재 넷마블 주가는 11만원대 초반을 오가며 연초 이후 13%가량 하락했다. 넷마블 핵심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블록체인 게임사 아이텀게임즈를 76억원에 인수했다는 소식에 12일 주가는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다음날 게임물관리위원회가 P2E 게임인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에 등급분류 취소 처분을 내리자, 다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는 전 같지 않은 본업 경쟁력이 꼽힌다. 유저들이 넷마블 게임을 외면하며, 핵심 매출 수치가 부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당장 2017년 넷마블 상장 당시만 해도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비롯, 매출 상위 10개 게임 중 4~5개가 넷마블 게임이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4분기 추정 연결영업실적은 매출 7928억원, 영업이익 88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개선됐다. 그러나 넷마블이 3분기에 인수한 소셜카지노 게임 기업 스핀엑스의 연결 편입 효과를 제외하면 넷마블 본사의 영업실적은 부진하다.

      스핀엑스 실적을 제외한 매출은 600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 떨어졌다. 영업이익도 485억원을 기록해 이례적으로 부진한 전 분기 대비 82.3% 증가했으나, 과거 전성기 수준(분기 800~1100억원)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인수 이후 실적이 반영되는 첫 분기에는 M&A 관련 일회성 비용이 포함될 수 있어 스핀엑스의 실적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넷마블은 올해 기존 게임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신작의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다.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마블 퓨처 레볼루션'(지난 8월 출시) 등 모바일 신작들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성과를 냈다. 또한 넷마블의 실적을 이끌어 온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리니지2 레볼루션' 등 기존 게임도 부진한 성과를 냈다. 6월 출시된 '제2의 나라'는 출시 초반 매출 순위권에 들어 흥행 기대를 모았지만, 하반기 경쟁작 출시로 순위가 많이 밀려났다.

      넷마블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2022년 신작 흥행이 필요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을 거란 분석이다. 한 증권사 게임 관련 연구원은 "기존 신작이 다 실패해온 상황에서 올해 신작이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며 "과거 전성기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도 단기간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지난해 12월 8일 사전예약을 시작해 올해 1분기 론칭이 유력하다. 이외에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 '머지 쿵야 아일랜드', 'BTS드림: 타이니탄 하우스'가 상반기 론칭이 예정돼있다. 

      게임 실적이 부진해지자 넷마블의 기업가치평가(밸류에이션)가 다른 게임주와 비교해 고평가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밸류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넷마블 매도로 이어지며 주가도 함께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넷마블은 게임주에서 더는 선호종목이 아니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넷마블도 여타 게임 업체처럼 P2E·메타버스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는데, 아직은 뚜렷한 차별점이 보이지는 않는다"며 "신작 흥행과 P2E·메타버스 사업의 투자자 공감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업사이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2017년 4월 상장 당시 공모희망가 밴드 최상단인 15만7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상장 후 4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넷마블의 주가가 공모가를 넘어선 건 2020년 8월부터 10월 사이의 단 3개월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