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편입 위해 분주한 ETF 업계...패시브 자금만 1.3조 유입 예상
입력 2022.01.26 07:00
    운용업계, 유통물량 적을 거란 예상에 지수 변경 요청
    유동주식비율 낮아 ETF 내 종목에 미칠 영향은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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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LG에너지솔루션(LGES) 상장에 맞춰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 중인 운용업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ETF에 LGES를 조기 편입하기 위해 지수업체에 수시 지수 변경을 요청하는 한편, 물량 확보를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당장 국내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 중 LGES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 규모만 1조3000억원에 이른다. LG화학에서는 반대로 3000억원대 패시브 자금이 빠져나갈 전망이다.

      25일 증권가에 따르면 LGES는 대부분 주요 지수에 조기 편입되는 것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주요 지수는 시장 설명력과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시가총액이 커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종목을 조기에 편입한다. LGES가 주요 지수에 편입된 후 유입될 패시브 자금은 1조2592억원으로 추정된다.

      가장 먼저 LGES를 편입하는 지수는 에프앤가이드의 'FnGuide 2차전지 산업지수'와 'WISE 2차전지 테마지수'다. 최근 두 지수의 지수방법론이 변경돼, '삼성 KODEX 2차전지산업 ETF' '미래에셋 TIGER 2차전지테마 ETF'는 2월 9일부터 LG화학 편출과 LGES 편입이 가능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요청으로 2차전지 ETF 기초지수 수시변경 조항에 물적분할 관련 내용을 추가했다고 알려졌다. 물적분할로 2차전지 관련 매출이 비상장 자회사 사업으로 이동한 경우, 상장 당일을 포함해 7영업일 이후부터 모회사의 편출 및 자회사의 신규 편입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사실상 LGES 상장을 대비해 추가된 조항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두 ETF는 2월 9일부터 2~3거래일에 거쳐 교체 매매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ETF는 하루 만에 리밸런싱(투자 자산 비중 재조정) 하는 게 원칙이나, ETF 추적오차(ETF의 기준 가격(NAV)과 ETF가 추종하는 지수와의 차이)를 우려한 두 운용사의 요청에 최대 3거래일까지 리밸런싱할 수 있게 기한이 조정됐다. 상장 이후 LGES의 유통 물량이 적어 지수 비중만큼 ETF에 담기 힘들다는 우려 때문이다.

    •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변경된 방법론에 따라 삼성·미래의 두 ETF 모두 LG화학을 전량 매도할 거란 예상이다. 두 ETF가 LG화학을 전량매도할 경우 9~11일에 3627억원의 순매도 금액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에프앤가이드의 두 지수는 유동시가총액(실제 주식이 거래되는 유동주식비율을 반영한 시가총액)으로 종목 비중을 구성하기에, LG화학 매도분이 전량 LGES 매입으로 이어지진 않을 거란 전망이다. LGES는 상장 시점 시가총액이 70조원이고 유동주식비율은 9.47%로 이를 고려한 유동시가총액은 6조6290억원이다.

      NH투자증권 허율 연구원은 "두 ETF에서 추가로 더 담을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종목은 에코프로비엠·SKIET·포스코케미칼·엘앤에프·SKC 등이 있다"며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캡(전체 주식 종목 중에서 개별 종목 편입 한도 20%)까지 보유하고 있어 추가 매수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후 MSCI 지수에는 2월 14일 장마감 후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패시브 유입 자금 규모는 3335억원이다.

      한국거래소는 KRX 지수의 방법론 변경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미래 TIGER KRX 2차전지 K-뉴딜 ETF'와 '미래 TIGER KRX 2차전지 K-뉴딜 레버리지 ETF'는 3월 10일부터 LGES의 편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KOSPI200 역시 유동시가총액지수로, LGES가 지수 내 차지하는 비중이 1% 내외로 전망된다. 예상되는 패시브 수급은 3294억원 수준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LGES 상장 후 흥행 여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일찍 편입한다고 수익성이 마냥 좋은 건 아니다"면서도 "LGES를 원하는 투자자의 니즈를 반영하는 동시에 적은 유통 물량을 조금이라도 빨리 담고 싶어 지수업체에 지수 수시 변경을 요청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