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붐에 속으면 안 돼’...현대엔지니어링 IPO가 시장 '바로미터'
입력 2022.01.27 07:00|수정 2022.01.27 16:30
    LG ES ‘대대적 붐’에 공모주 시장 활기
    하지만 증시 전망은 어둡다는 의견 다수
    현대ENG가 실질적 시그널 될 듯
    수요예측·청약 결과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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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윤수민 기자)

      LG에너지솔루션(LG ES)이 대대적인 청약 열기를 띄고 있지만, 공모주 시장의 전제가 되는 증시 전망은 갈수록 어둡기만 하다. 통상 주식 유통시장과 발행시장이 직결되는 만큼 향후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다수다. 

      LG ES의 뒤를 이은 대어급 공모주인 현대엔지니어링(현대ENG)의 청약 결과를 주의 깊게 살펴야한다는 평이 나온다. 다만 현대ENG의 공모가를 두고 기관투자자들의 평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만큼 향후 공모주 투자의 열기가 다소 가라앉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ENG는 지난 25일부터 이틀 동안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공모가는 5만7900원에서 7만5700원이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4조6300억~6조500억원에 이른다. 앞서 LG ES가 역대급 청약 기록에 ‘0주’를 받은 일반투자자들이 속출한 가운데 현대ENG 역시 해당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기대감도 만만치 않다.

      증권가에서는 현대ENG가 진정한 공모주 및 향후 증시 전망을 예측할 가늠자가 될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올해 실질적인 첫 대어급 공모주로 꼽힌다는 의미다. 현대ENG의 수요예측 및 청약 경쟁률에 기관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LG ES는 현대ENG와 비교할 때 덩치가 워낙 큰 데다 전기차라는 장기적으로 전망이 유망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라며 “(LG ES가) 유동성 빨아들이는 것이야 예견됐던 일이지만 현대ENG는 다르다. 오히려 현대ENG를 공모주 등 증시 전망의 바로미터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ENG의 공모구조를 두고 기관투자자들의 반응은 석연찮은 분위기다. LG ES와는 상당한 온도차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공모주 시장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공모가가 비싼 편이란 평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각전영업이익(EV/EBITDA)을 가치산정 지표로 활용했고 비교기업(Peer Group)으로는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대우건설 등 국내 건설사를 비롯, 해외 기업인 WSP글로벌(EV/EBITDA 22.74배), 제이콥스(21.58배)도 포함시켰다. 

      국내 건설 3사의 경우 EV/EBITDA가 3~6배 수준이지만 해외 건설사를 피어그룹에 포함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가치 산정에 적용되는 EV/EBITDA는 11.64배로 책정됐다. 

      그러나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건설 3사가 올린 그간의 실적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해왔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엔지니어링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6.4%를 기록한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공모가 상단 기준 8%대에 그치는 등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대우건설(14.4%)보다도 낮다.

      높은 구주매출 비중도 부담이다. 금번 상장 공모 총 매출 1600만주 중 1200만주가량이 구주매출인 데다 상장 이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11.72%에서 4.50%로 떨어진다. 사실상 '정 회장 지분떨기용' 상장이라는 평이 자자한 데 기관들이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