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보다 ARMY?…저조한 실적에도 팬들 안심시키기 바쁜 하이브
입력 2022.05.03 17:32
    1분기 영업익 370억…시장 전망치서 크게 하회
    주요 아티스트 활동 부재로 저조한 실적 보여
    BTS 매출 비중 감소에 “방탄 의존도 줄이는 것 아냐”
    ‘친환경 케이팝’ 시위 의식?...”지속가능한 서비스 제공”
    실적발표 시작과 끝엔 ”BTS와 끝까지 함께 할 것” 포부
    • 하이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아티스트들의 앨범 발매가 없어 부진한 실적을 보였기 때문이다. 컨퍼런스콜에선 저조한 실적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기보다는 BTS의 팬클럽인 아미(ARMY)들을 의식한 발언들이 주를 이뤘다. 

      3일 하이브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7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2.7% 늘었다고 밝혔다. 매출은 2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8%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308억원으로 78.7% 늘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브의 1분기 매출액은 3081억원, 영업이익은 438억원이었다. 하이브 측은 “지난 BTS의 서울 공연은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로 오프라인 관객 숫자에 제한이 있었고, 라이브 뷰잉(극장 생중계)도 리켓 수익 중 일부가 극장과 배급사에 넘어갔는데, 이를 시장에서는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인 그룹의 데뷔 및 ‘위버스 2.0’ 개발 등 개발 비용이 늘어나 시장에서 기대보다 못 미친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분기 실적부터 발표한 조정 에비타(Adjusted EBITDA) 기준은 643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의 영업이익을 크게 웃돌았다고 반박했다. 하이브가 제시한 조정 에비타는 기존 에비타에 지분법 손익을 더하고 사용권자산상각비를 뺀 수치다. 하이브 측은 “지분법 이익으로 70억원 정도가 집계됐으며 대부분이 하이브가 사업하고 있는 빌리프랩(CJ ENM와 JV), NSN 어패럴 등에서 발생한 실적”이라며 “전략성 영업으로 보고 있어 이를 감안하면 430억원(시장 전망치)을 넘는 영업이익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2분기부터는 다양한 아티스트의 활동, 오프라인 공연 등이 시작돼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신사업의 청사진도 발표했다. 지난해 양수받은 네이버 브이라이브 사업은 위버스와 올해 말까지 통합을 마치고 7월부터는 ‘위버스 2.0’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나무와의 합작법인(JV)를 통해 준비 중인 대체불가능한토큰(NFT) 거래소는 3분기 중에 오픈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위버스와 연동해 위버스 계정이나 팬덤 커뮤니티를 통해 NFT 기념품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실적발표는 그간 팬덤 사이에서 논란이 됐던 사건들을 일축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하이브 측은 “최근 실적에서 BTS의 매출 비중이 줄어든 것에 대해 하이브가 BTS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는 오해가 있다”며 “이는 다양한 아티스트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BTS의 비중이 줄어든 현상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어 “BTS와 함께하는 건 하이브의 축복”이라며 “BTS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으며 시작에 불과하며 아티스트를 온 힘을 다해 서포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BTS의 지적재산(IP)를 활용한 모바일 퍼즐 게임 ‘인더섬 위드 BTS’에 대해서도 “BTS 멤버들이 제작 전반적인 단계에서부터 참여했다”며 “자체 제작 게임 출시로 사업확장을 하는 것에 음악산업인 본업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는데, 본업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IP를 확장하고 풍성하고 다채로운 팬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BTS 멤버를 주인공으로 하는 네이버 웹툰 ‘슈퍼캐스팅:BTS’ 웹툰이 공개되자, 팬덤 내에서 공연 이외 콘텐츠로 소비하며 지나친 상품화라며 반대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 사옥 앞으로 실물 음반을 보낸 친환경 시위를 의식한 발언도 나왔다. 앞서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친환경 케이팝’을 요구하는 ‘케이팝 포 플래닛’이라는 단체는 전국의 케이팝 팬들에게 사용하지 않은 실물 음반을 기부받아 엔터사에 배송한 퍼포먼스성 시위를 열었다. 엔터사들이 포토카드 등 굿즈를 이용해 중복 구매를 유도하는 등 ‘낭비적 팬 문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이브 측은 이날 “팬 중에서는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지속가능한 소비를 추구하는 팬을 위해 아티스트 앨범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로 소유, 시청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이브의 가장 큰 현안인 BTS의 입대시기 및 동반입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현재 시점에서 입대 시기나 방식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어 제한적인 답변을 드릴 수밖에 없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면 팬과 투자자에게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