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프리드라이프 2.6兆 선수금 ‘부채’로...매년 700억 이자 '부담'
입력 25.05.16 07:03|수정 25.05.16 07:17
전액 외부 조달로 추진되는 인수…매년 금융비용 만만찮아
프리드라이프 선수금 부채로 잡히며 부채비율 급상승 우려
배당에 기댄 인수…실적 꺾이면 이자 부담 직격타
  •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웅진이 국내 1위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 인수에 나서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약 2조6000억원에 달하는 프리드라이프의 선수금이 인수 후 웅진 연결 재무제표상 부채로 반영되며, 부채비율이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부채에 대한 이자비용만 연간 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프리드라이프의 영업실적이 꺾이면 곧바로 웅진의 재무제표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는 구조란 지적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은 프리드라이프 지분 99.77%를 약 8830억원에 인수하기 위해 막바지 자금 조달에 나섰다. 이미 계약금 890억원을 납입한 상태로, 인수에 차질이 없도록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인수 자금 대부분이 외부 조달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웅진은 현재 DB증권과 우리은행을 주관사로 하여 6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협상 중이다. 이는 선순위 5000억원, 중순위 1000억원으로 구성되며, 선순위 대출 금리는 5%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3000억원의 조달 방안도 구체화되고 있다. 이 중 1000억원은 메자닌 발행을 통해 DB증권이 자금을 주선하고, 또 다른 1000억원은 웅진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웅진은 이미 지난 9일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으며, DB증권과 DB저축은행, 우리금융캐피탈 등 금융사들이 인수자로 나섰다. 이러한 자금조달 구조를 고려하면 웅진은 자체 보유 자금을 거의 투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총 8830억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을 대부분 외부에서 빌리는 구조인 만큼,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웅진은 지난해 금융비용으로 약 260억원을 지출했는데, 이번 인수자금(8830억원)의 금리를 연 5%로 가정할 경우, 매년 약 440억원의 이자가 추가 발생하게 된다. 단순 계산 시 매년 약 700억원 가까운 금융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하지만 웅진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11억원으로, 이자비용을 자체적으로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수준이다. 결국 프리드라이프의 현금창출력과 배당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프리드라이프는 2022년 500억원, 2023년 700억원, 2024년 1100억원 규모의 배당을 집행하며 우상향 추세를 보여왔다. 현재로선 배당금으로 금융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실적이 꺾이거나 배당 정책이 변경될 경우 웅진의 유동성 리스크로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리드라이프의 선수금 2조5610억원 역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상조 서비스 제공 전 고객들로부터 받은 돈으로, 인수 후 웅진의 연결 부채총계에 그대로 반영된다. 기존 7820억원이던 웅진의 부채와 단순 합산하면 프리드라이프 인수 이후 3조원 수준까지 늘어나며, 인수를 위한 차입을 고려하면 부채비율은 현재 약 410%인 부채비율의 두 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단 분석이 있다. 

    물론 상조업 특성상 선수금은 일반적인 부채와는 달리 고객 확보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로 해석될 수 있어, 금융권이 이를 심각한 위험 요소로 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금 외에도 대규모 차입에 따른 이자비용과 유동성 압박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프리드라이프의 실적이 좋아 이자비용은 충당 가능해 보이지만, 웅진 자체의 현금흐름만 놓고 보면 여유롭다고 보기 어렵다"며 "프리드라이프 실적에 전적으로 기대는 구조라면 향후 위험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웅진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9% 늘어난 311억원을 기록했지만, 52억원의 순손실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인수 후 프리드라이프 실적이 흔들릴 경우, 웅진의 재무구조 전반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